열두 번째 이야기(-2)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여성 공무원과 칸쿤으로 출장을 갔고 관련 문서에 성별이 남성으로 허위 기재됐다는 의혹이 지난 3월 제기되자 가장 먼저 튀어나온 건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저를 포함해 10여명이 세계참여민주주의 포럼에 참석했다. 고된 일정이었다. 국회의원·구청장과 함께 왔는데도 이런 '짠내'가 나느냐며 투덜거렸던 기억도 난다"며 "마치 한 여직원과 단둘이 멕시코 휴양지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공격하는 건 잘못됐다"고 했다.
이 글을 보자마자 왜 도대체 이 전 위원이 방패 역할을 자처하며 튀어 나온지 궁금해졌다. 그 의문은 성동구청 수의계약 목록을 보고 풀렸다. 성동구청은 총 3번에 걸쳐 사단법인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생정연)과 약 6천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맺은 바 있었다. 성동구청 구정혁신과제 발굴 용역, 성동형 맞춤 자원순환교육 용역, 생활폐기물 매립량 감량 실천사례연구 용역이었다. 생정연 이사가 바로 이 전 위원이다.
생정연은 뭐 하는 곳일까 궁금해졌다. 생정연 주요 인사 명단과 성동구청 계약 체결 내역을 보다 또 놀라운 걸 발견했다. 생정연 임원이었던 A 씨의 회사가 성동구로부터 엑스포 기획 및 운영 용역으로 세 차례에 걸쳐 1억1천만원을 수의계약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나서였다. 성동구청은 이사 B 씨에게도 환경토론 및 플로깅 캠페인 기획·운영을 맡겼다. 생정연 어미새가 성동구청이었던 것이었다.
성동구청이 생정연에 먹이만 물어다 줬다면 다행이다. 생정연 사무국장이었던 C 씨는 성동구청에 직접 들어가 임기제 공무원인 구정기획전문관을 역임했다. 직제상 C 씨 위엔 구정기획단장이 있었다. 단장을 맡았던 D 씨 역시 생정연 임원진 출신이었다.
D 씨는 정 후보와 함께 그 논란의 칸쿤 등지로 출장을 다녀온 사람이다. 이들과 함께 칸쿤을 다녀온 여성 E 씨도 임기제 공무원이었다. E 씨는 생정연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뭔가 보인다. E 씨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성동구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업체인데 그 회사 대표 F 씨도 생정연 임원진 출신이다. F 씨는 과거 '만18세 참정권 운동' 때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의 지원을 받았다. 정 후보·D 씨·E 씨와 함께 칸쿤을 다녀온 그 김 전 의원이 맞다.
정 후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행정'이란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낸 세금이 주민 생활 개선 보다 특정 시민단체 사람을 키우는 데 쓰였다면 세금을 낸 사람들은 다들 뭐라고 생각할까. 임기제 공무원 연봉이 행정 전문가 보다 특정 시민단체 출신 인사에게 송금됐다면 누가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단 나는 매우 아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장 출마 선언과 거의 동시에 방팻값을 회수한 정 후보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