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결의 없는 이익 분배는 위법"
재계 전반 확산에 경고…"정부 입장 명확히 해야"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삼성전자 노사가 추진 중인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를 두고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해당 합의안이 사실상 위법한 배당 구조라고 주장하며 향후 법적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주주운동본부는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하는 것은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사실상 통과 수순에 들어간 상황에서, 세전 영업이익의 약 12% 수준이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며,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정부와 노동당국에 상법과 헌법 원칙 준수를 요구했다.
주주운동본부는 향후 주주 결집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측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신청했으며, 회사로부터 27일 실행 가능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 전자메일 정보 제공 여부 등 추가 요청 사항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며 완전한 명부 제공을 촉구했다.
당초 추진하려 했던 잠정합의안 성과배분 항목 무효확인 소송은 일단 보류됐다. 비반도체 DX 부문 중심 노조인 '동행'이 제기한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본 뒤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에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요구하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와 협력해 이사 충실의무 위반 관련 대표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조정 절차가 예정된 카카오 노사 협상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회사 측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영업이익 연동 보상안 역시 상법 체계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이사회 승인 시 삼성전자 사례와 동일한 방식의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현대자동차·기아 등 다른 대기업으로 성과급 연동 요구가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잠정합의안에 '노사가 합의한 성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영업이익이 더 모호하고 유동적인 개념이 돼 위법성이 한층 커졌다"며 "이익 분배는 상법상 주주총회의 전속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노동당국이 이번 사안을 상법 사안으로 볼지 노조법 사안으로 볼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 국민적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만약 이를 노조법 사안으로 규정한다면, 시민단체로서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