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서해상으로 근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 동해상 발사 한 달여 만이자 올 들어 여덟 번째다. 4월 8일 원산 일대에서 집속탄두를 장착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오전·오후 잇따라 발사했고, 4월 12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취역(就役)을 앞둔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 직접 올라 전략순항미사일과 반함선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4월 19일에는 핵 공격 잠수함이 배치된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쐈다.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종류는 다양해지며, 정밀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개발, 해상 발사 플랫폼 확충, 잠수함 핵전력 실전화 추진 등 핵전력 완성 로드맵이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사실상 핵을 손에 쥔 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핵이 없는 이란의 신세를 똑똑히 목도(目睹)한 김 위원장에게 핵은 이제 체제 보장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외교를 주도하는 '최강의 협상 도구'가 됐다. 이란 사태에서 교훈을 얻은 북한의 핵 집착은 더욱 강화될 게 뻔하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답답하고 무기력하다. 매번 "도발을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북한의 핵 고도화 질주 속에 '유감 표명'이나 평화 프로세스에 연연하는 '대화 구애'는 억제력이 되지 못한다. 상대의 선의(善意)에 기대는 안보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도박이다.
이재명 정부의 '대화 원칙' 대북 기조를 배척할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일방적인 구애로는 대화도, 핵 억제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계속하면서도 한국의 대화 제의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의 저자세를 더 강도 높은 도발의 빌미로 삼았다. 안보는 양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도발에는 강력한 대응과 확실한 억제력으로 맞서야 한다. 대화만 요구하며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다 그들의 핵전력이 완성되면 그땐 늦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 북한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