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경제학자로 알려진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의 '일간베스트(일베) 폐쇄 검토' 방침에 대해 "실익이 단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제로 폐쇄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극우 진영의 결집과 반발을 키우고, 표현의 자유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26일 페이스북에 '일베의 폐쇄가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조롱 마케팅' 논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례를 언급하며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거기에 일베의 폐쇄가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24일 엑스(X)를 통해 "일베 사이트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교수는 정부가 실제로 일베 폐쇄에 나설 경우 곧바로 표현의 자유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런 논란이 되레 "일베의 격을 한 단계 더 높여 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베가 오히려 보수 진영에 의해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는 보수의 성역(聖域)으로까지 격상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또 "(보수 세력이) 일베 폐쇄를 둘러싼 싸움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성전(聖戰)이라고 떠들어 대며, 일베를 이 성전의 용감한 전사(戰士)로 추켜세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일베 폐쇄 자체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 이용자들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설사 일베가 폐쇄된다고 해서 극우 사상을 가진 사람이 발언할 통로가 막혀 버리는 것도 아니다"라며 "일베가 폐쇄되는 순간 제2의, 제3의 일베가 등장해 더욱 활발한 극우 사상의 배출구 노릇을 할 게 뻔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이트 폐쇄보다 실제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확실한 법의 처벌만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비슷한 사건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일베 폐쇄 같은 극약 처방은 별 효과도 없이 사회적 분열만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