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경북의 시장과 군수 선거 후보자들이 공통적으로 밝히는 출마의 변이 있다. '청년은 떠나고 인구는 줄어든다. 지역 소멸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청년이 떠나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는 고장을 만들겠다.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내 고장을 확실히 바꾸겠다.'
후보들이 얘기하는 지역 소멸 위기는 엄살이 아니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소멸 위험 지역은 138곳(60.2%)에 이른다. 최상위 위험군으로 꼽히는 전국 20개 지자체에 경북 8개 군이 포함된다. 의성·영양·봉화·청송 등지는 상위권에 올라 있다. 시 지역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영주·문경 등 산업 기반이 약한 시도 소멸 경고를 비껴가지 못한다. 굳이 따지면 포항·구미·경산을 제외한 경북 전 지역이 지역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
경북의 읍면 지역은 저녁 9시만 되면 적막강산이 된다. 상가는 불이 꺼지고 주민들은 외출을 삼간다. 가로등만 인적 없는 길거리를 비추는 게 현실이다. 경북도 내 폐교된 초·중·고 학교 수만 700개가 넘는다. 학생이 떠나면서 학부모도 짐을 싸고 어르신만 남는다. 70세 이후 어르신 세대마저 사라지면 지역 공동체는 사실상 와해된다. 정부가 막대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쏟아부어도 깨진 독에 물 붓기다. 지역 소멸 문제는 그만큼 심각하다.
지방선거는 소멸 위기 시군에 대단히 중요하다. 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각종 대응 정책을 점검할 기회여서다. 기존 단체장이 제대로 못했으면 선거를 통해 심판해야 한다. 소멸을 늦추고 지속 가능한 동네를 만들 비전을 내놓는 후보에게 힘을 실을 기회가 바로 지방선거다.
마을의 생사를 걱정하는 유권자에게 대구시장 선거 같은 정치적 이슈는 먼 나라 얘기다. 집권 여당을 찍어 이재명 정부에 보조를 맞출 것인가, 국민의힘을 찍어 보수 세력의 불씨를 남겨둘 것인가는 소멸 지역의 고민이 아니다.
소멸 위기 지역 유권자들은 당만 보고 투표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동네를 살릴 후보냐, 소멸을 재촉할 후보냐를 두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지금까지 추진한 온갖 수단이 효과가 없어 소멸 단계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심정으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 후보를 찾고 찾아야 한다.
선거일이 6일 남았다. 당장 내일, 모레 이틀간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주 각 가정에 선거 홍보물이 배달됐다. 표지에는 후보 얼굴과 거창한 구호가 담겼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가 실려 있다. 학력, 경력, 재산, 전과 기록 등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후보자의 기본 정보다. 다음 페이지부터 홍보 문구가 이어진다. 거창한 공약부터, 소박한 약속까지 후보자들의 생각이 상세히 실려 있다.
유명세, 인지도, 경력, 소속 당은 후순위로 미뤄도 된다. 구체적인 인구 유입 전략이 있는가, 청년·아이·주거 정책은 어떠한가, 산업 전략이 현실적인가, 국비 확보 능력이 있는가 등등 따져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독불장군이 아니라 주민들과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할 열린 리더십을 지녔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 소멸 위기는 지자체만의 숙제가 아니다. 수도권 집중화, 출산율 저하, 국가 산업 구조 등과 실타래처럼 엮여 있다. 그렇다고 중앙정부만 쳐다보며 보채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심각해지고 있다. 스스로 돕지 않으면 하늘도 외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