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10일 전국 37개 지점 휴업 돌입
"사실상 폐점 수순, 다음은 어디" 불안 확산
영업점도 납품 축소, 자체상표 제품만 빼곡
"휴업한다지만 결국 문 닫지 않겠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한 지 1년을 넘어선 가운데 홈플러스 매장 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업 중인 매장에도 물품이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지점 쇼핑몰에 입점한 점포는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냉장 매대에 주방용품이
12일 오전 방문한 대구의 한 홈플러스 매장. 매장 입구 앞에는 "해당 지점은 정상 영업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개장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은 손님이 몇 명 있었지만 매장 내부는 전반적으로 적막한 분위기였다.
물품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은 매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지점은 기존에 달걀과 농산물을 배치하던 냉장 매대 일부를 반찬통과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으로 채워둔 상태였다. 불고기 등 육류상품이 있던 매대는 보랭가방과 같은 캠핑용품이 차지했다.
김치 제품이 있던 매대에는 '매진' 표시를 줄줄이 붙여뒀다. PB(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매대를 가득 채운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냉장음료와 생수, 주류, 과자 등 식품 매대는 대부분 PB 제품이 점령한 모습이었다.
이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휴업에 들어간 지점 직원들도 발표가 나올 때까지 설명을 전혀 듣지 못한 것으로 안다. 매장 물건들도 대부분 빠질 텐데, 휴업이라고 했지만 결국 폐점 수순을 밟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대구에는 아직 4개 지점이 남아 있지만 '이 지점들도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점 절반으로
홈플러스는 지난 10일부터 두 달간 대구 상인점, 경북 경산·포항·죽도·구미점 등 5개를 포함해 전국 37개 매장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대구에서는 남대구·수성·성서·칠곡점 등 4개, 경북에서는 경주·문경·안동·영주점 등 4개 지점이 영업을 이어간다. 대구경북에서 영업하는 홈플러스 매장은 지난해 15개에서 1년 만에 절반 수준인 8개로 줄어들게 됐다.
휴업 지점 내 쇼핑몰에 입점한 점주들 사이에서도 퇴점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홈플러스는 영업 중단 대상을 대형마트 부문에 국한하고, 점포가 입점한 쇼핑몰은 영업을 지속하도록 했지만 마트가 휴업하면 쇼핑몰에도 손님이 끊길 가능성이 큰 탓이다.
경북의 휴업 지점에서 영업해 온 한 점주는 "손님들이 장 보러 오면서 가게에 들르는 경우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제 장사가 될지 모르겠다. 가게 문을 안 열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점포 임대료나 퇴점 시 조건 등을 협의해 보고, 자리를 옮겨 장사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사실상 해고"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호소한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홈플러스가 경영난을 이유로 전국 37개 지점의 기습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 대상 지점 소속 직영 직원만 3천500여명에 달한다. 협력업체 직원과 온라인 배송 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는 사실상 해고 통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노동조합 측에 따르면 대구경북 홈플러스 직원 수는 지점당 80~100명 정도로 파악된다. 홈플러스는 영업 중단 지점 직원 중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다른 매장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지역별로 남은 지점이 많지 않은 데다 지점 간 거리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낮은 조치라는 반응이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부 지점 휴업은 나머지 67개 지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인데, 이 지점들도 영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남은 지점만이라도 최대한 정상화하도록 노력한 이후에 휴업 지점 운영 재개 여부와 해당 지점 직원들 전환 배치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7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