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입한 처치벨 첫 본격 활용…입체적인 음향 구현
5월 22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5월 22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525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베를리오즈의 대표작 '환상 교향곡'을 선보인다. 지휘는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맡는다.
이번 공연은 낭만주의 관현악의 정수를 오롯이 드러내는 무대로 꾸며진다. 특히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의 극적 음향을 보다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연주용 처치벨을 처음 도입해 눈길을 끈다. 공연 전반부에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을 배치해 사랑과 비극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서로 다른 음악 언어로 풀어낸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은 한 예술가가 사랑에 빠진 뒤 집착과 환각, 광기로 치닫는 과정을 다섯 개의 장면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곡가는 1827년 셰익스피어 '햄릿' 파리 공연에서 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을 보고 강렬한 사랑에 빠졌고 이루어질 수 없었던 감정을 음악으로 폭발시켰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고정악상(idée fixe)'은 사랑하는 여인을 상징하는 선율로, 각 악장에서 형태를 바꾸며 집요하게 반복된다.
1악장 '꿈, 열정'은 불안과 동경이 뒤섞인 내면에서 출발해 사랑의 격정으로 치닫는다. 2악장 '무도회'에서는 화려한 춤곡 속에서도 연인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떠오르며 집착을 드러낸다. 3악장 '들판의 풍경'은 잠시 평온한 분위기를 보이지만 불길한 예감이 스며들며 긴장을 남긴다. 이어지는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은 환각 속 처형 장면을 묘사한다. 거칠고 무거운 행진 끝에 등장하는 '고정악상'은 단두대가 떨어지는 순간 끊기며 끊기며 강렬한 충격을 남긴다.
이번 연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마지막 5악장 '마녀들의 밤의 꿈'이다. 죽음과 조롱, 광기가 뒤엉킨 이 악장에서는 장례를 알리는 종소리와 '진노의 날' 선율이 뒤섞이며 음산한 분위기를 만든다. 대구시향은 이를 위해 지난해 제작한 C조와 G조의 처치벨 두 대를 무대에 올린다. 서로 다른 음높이의 종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깊은 공명과 잔향은 그랜드홀 전체를 채우며 극적 긴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공연 전반부를 장식하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 역시 셰익스피어 비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러시아 음악계의 중심 인물이던 밀리 발라키레프의 제안으로 탄생했으며 로렌스 신부를 상징하는 서주와 두 가문의 대립을 그린 격렬한 주제, 잉글리시 호른과 현악기가 노래하는 사랑의 선율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두 작품 모두 사랑에서 출발하지만 감정이 향하는 방향은 다르다. 차이콥스키가 절제된 서정 속에 비극 이후의 여운을 남긴다면, 베를리오즈는 무너지고 뒤틀리는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이번 공연은 낭만주의 두 거장이 인간의 사랑과 광기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그려냈는지 비교해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문의 053-430-77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