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새단장 속 사라지는 '가성비 맛집'
편의점만 유지, 경대리아는 별도 이전 없이 운영 종료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문 닫을 전망
30년 가까이 경북대학교 학생들의 '군것질 성지'로 사랑받아 온 캠퍼스 패스트푸드점 '경대리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수많은 학생들의 허기를 달래온 공간이 중앙도서관 증축·리모델링 사업에 밀려 이르면 내년 문을 닫게 되면서 재학생과 졸업생들 사이에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10일 경북대와 생활협동조합(생협) 등에 따르면 중앙도서관 인접 부지에서 추진 중인 도서관 증축 사업으로 현재 '도서관 휴게실'로 사용 중인 건물이 철거될 예정이다. 이곳에 입점해 있는 패스트푸드점 '경대리아'는 별도 이전 없이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
경대리아 영업 종료 시점은 공사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도서관 증축·리모델링 사업은 총사업비 477억원을 투입해 기존 중앙도서관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별도의 증축 건물을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학교 측은 장서 포화와 노후화된 열람 환경을 개선하고, 학습자 중심의 미래형 도서관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증축 사업은 올해 설계를 마무리한 뒤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도서관은 향후 스터디카페형 열람실과 '러닝커먼스', '리서치커먼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 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문제는 증축 부지다. 경북대는 캠퍼스 내 별도의 유휴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도서관 휴게실 건물을 철거하는 방안을 선택했고, 이에 따라 해당 공간에서 영업해 온 경대리아 역시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경북대 측은 당초 이전 운영 방안도 검토했지만, 함께 입점해 있던 편의점만 새 도서관 건물 지하 1층으로 이전하고 경대리아는 별도 이전 없이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경북대 도서관 관계자는 "이전 가능한 부지나 건물이 마땅치 않은 데다 신축 도서관 건물 역시 조리시설이 필요한 식당·패스트푸드 매장을 수용하기에는 공간과 설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999년 문을 연 경대리아는 약 30년 동안 학생들에게 저렴한 식사 공간이자 대표적인 '학식 외 선택지'로 자리 잡아 왔다. 햄버거 가격은 2천800~3천700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리조또·파스타 등 메뉴도 5천원대에 즐길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통했다.
특히 1천800원짜리 감자튀김은 저렴한 가격 대비 푸짐한 양으로 입소문을 타며 '경대리아 감튀'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시험기간이면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손에 든 학생들로 매장이 북적이는 모습은 오랫동안 캠퍼스의 익숙한 풍경 중 하나였다.
최근 캠퍼스 안팎으로 식음시설이 다양해지면서 과거보다 매출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생협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생협 내부에서도 경대리아 운영 종료를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협 관계자는 "편의점과 경대리아 매출이 전체 수익의 70~80%를 좌우하는 수준"이라며 "대체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공사가 진행될 경우 경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학생들의 일상과 추억을 함께해 온 공간인 만큼 재학생과 졸업생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대리아에서 식사를 하던 대학원생 A(29)씨는 "학부 신입생 시절부터 자주 찾던 곳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보다 더 맛있다고 느껴졌다"며 "특히 시간이 없을 때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좋아 자주 이용했는데 사라진다고 하니 허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