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모니터'있다고 TV수신료 내라니"…공동주택 거주자 울상

입력 2026-05-06 15:24:48 수정 2026-05-06 15: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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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설치·시청한 적 없어도 '수상기' 있다면 수신료 내야
세입자, "집주인이랑 다투기 싫어 그냥 내"
수신료 문의는 1588-1801로

대구 한 신축 오피스텔에 일괄적으로 설치된 주방 옵션 TV. TV를 시청하지 않아도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면 수신료를 계속 납부해야 한다. 독자 제공
대구 한 신축 오피스텔에 일괄적으로 설치된 주방 옵션 TV. TV를 시청하지 않아도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면 수신료를 계속 납부해야 한다. 독자 제공

대구 동구 한 신축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최근 관리비 고지서에서 TV수신료 내역을 발견하고 놀랐다. 지난해 10월 입주 후 부과되지 않던 수신료 2천500원이 올해 2월부터 갑자기 찍힌 것.

집에 TV를 설치하지 않은 A씨는 KBS 측에 해지 신청을 했으나, 입주할 때부터 주방에 일괄적으로 설치돼 있었던 작은 모니터에 수상기가 있다는 이유로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주방 모니터를 쓸 일이 없어서 콘센트도 빼놓고 생활하고 있다. 원해서 설치한 것도 아닌 설비 때문에 수신료를 내야 한다니 억울하다"며 "임대 형태로 집을 계약해서 임의로 모니터를 철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구 도시형 생활주택에 사는 B씨 역시 집에서 TV를 전혀 시청하지 않지만, 집주인과 다투기 싫어 매달 수신료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평소에 TV를 시청할 일도 없고, 집에 모니터를 들인 적도 없는데 주택 전체에 수상기가 설치돼 있어서 모든 집이 수신료를 내야 한다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동주택에서 일괄적으로 설치된 TV 수상기로 매달 원치 않는 수신료를 내고 있는 사례가 줄잇고 있다. 연간 3만원으로 소액일 수있지만 원치않는 금액이 빠져나가는 데다 해지도 쉽지않아 논란이다.

방송법 제64조에 따라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

KBS 측은 "주방 옵션TV 등 공동주택에 일괄 설치된 설비의 경우 세대에서 전파 수신을 못 하게 관리실에서 라인을 차단한 뒤 지사 담당자에게 알리면 수신료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과 달리 지역 오피스텔 및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수상기 해체는 전용면적에 대한 관리이므로 공용부를 관리하는 관리사무소가 나설 수 없고, 세대에서 직접 주방TV를 해체한 뒤 증거 사진을 남기고 KBS에 연락해야 수신료가 부과되지 않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의 수신료 징수에 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나, 각 세대에서 직접 수상기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마땅한 면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수신료 납부 문의는 KBS 수신료 콜센터 1588-1801나 거주 지역의 수신료 사업지사로 할 수 있다. 생계급여 및 의료급여 수급자나 유공자, 시각·청각장애인 등은 수신료 면제 대상이고, 방송법시행령에 따라 당사자의 수신료 면제 신청 이전에 납부한 수신료는 환불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