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라건아 세금문제 해결 안하면 가스공사 드래프트 불이익"

입력 2026-05-03 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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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결사항 이행 안 하면 1라운드 지명권 박탈
가스공사 "1심 판결 전 구단이 손 대기 힘들어"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라건아. KBL 제공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라건아. KBL 제공

한국농구연맹(KBL)이 라건아의 세금 문제를 두고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구단에게 추가 징계를 예고했다. 추가 징계가 시행되면 가스공사의 내년 전력에 큰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KBL은 지난달 30일 제31기 제13차 재정위원회를 열어 가스공사에게 "이사회 의결사항에 따라 라건아 영입에 따른 세금 납부 의무를 이행하라"는 지시와 함께 오는 29일까지 해당 의무를 마치지 않을 경우 차기 시즌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선발권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재정위가 이행 기한으로 정한 5월 29일은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재계약 결과 제출 마감일이기도 하다.

라건아의 세금 납부가 자꾸 도마에 오르는 이유는 라건아의 독특한 지위와 KBL의 모호한 세금 관련 규정 때문이다.

2018년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특별 귀화한 라건아는 2024년 5월 소속팀인 부산 KCC 이지스와 계약이 종료됐다. 그러면서 중국, 필리핀 등 해외 리그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2024년 1~5월에 받은 연봉에 대한 종합소득세 3억9천800만원이 발생했고, 이를 KCC가 처리하지 않으면서 라건아는 세금을 안 낸 꼴이 됐다.

그러던 중 2025년 라건아와 가스공사가 계약하는 과정에서 납부하지 않은 세금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이 세금을 해결해야 했다. KBL은 라건아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라건아를 특별귀화선수에서 외국인선수로 신분을 변경시키고 '라건아를 새로 영입하는 구단이 2024년 1~5월분 세금을 낸다'고 이사회 회의를 통해 의결했다.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라건아(오른쪽)가 원주 DB 프로미의 헨리 엘런슨과 경합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라건아(오른쪽)가 원주 DB 프로미의 헨리 엘런슨과 경합하고 있다. KBL 제공

가스공사는 KBL 내규에 따라 세금 문제는 라건아와 KCC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다. 가스공사는 지난 1월 13일 재정위에서 '이사회 결의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제재금 3천만원 부과 징계를 받았지만 라건아의 세금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있었다.

만약 징계 내용이 확정돼 내년 시즌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박탈당한다면 올해 확보했던 양우혁과 김민규 같은 실력 좋은 신인을 확보할 기회가 사라진다. 9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한 가스공사는 로터리픽(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4순위를 획득하기 위해 실시하는 추첨 과정) 확률 20%를 갖고 있다. 만약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한다면 현재 '대어'로 꼽히는 이동근·유민수(이상 고려대)나 이주영·이채형(이하 연세대) 등 다른 팀들이 탐내는 신인을 뽑을 기회가 사라진다.

다음 시즌부터는 신승민과 신주영 등 젊은 선수들이 상무 입대로 팀에서 빠지기 때문에 전력 보강이 시급한 시점에서 가스공사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연맹의 조치가 내려진 만큼 내부적으로 검토는 해보겠지만, 라건아에 대한 세금 납부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주체가 우리 구단이 아니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라건아와 KCC 간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구단이 섣불리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