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병 된다"…구조 경고음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내년 1.5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는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낮아진다. 내년에는 1.57%로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내년 4분기(전년 동기 대비)에는 1.52%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 가능한 최대 GDP 성장률을 뜻한다. 저출생·고령화 심화와 생산성 둔화가 주된 하락 배경이다.
한국은 2012년 3.63%를 정점으로 하락을 거듭해 지난해 처음 2% 선이 무너졌다. 한국이 2023년 처음으로 미국에 뒤처진 이후 OECD 추정 기준 격차는 2023년 0.03%p에서 올해 0.31%p, 내년 0.38%p로 확대된다.
한국은행도 하락 추세를 인정했다. 한은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 질의에 "2026∼2027년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2%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는 2025∼2029년 잠재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이창용 전 한은 총재도 이임사에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연구를 당부한 바 있다. 한은 안팎에서는 추세적 하락을 단기 성장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GDP갭률은 올해 -0.90%, 내년 -0.63%로 추정됐다. 2023년 이후 5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는 것이다. GDP갭률이 음수면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밑돈다는 의미로,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소비자와 기업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도체 편중에 대한 경고도 잇따른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일 산업 의존 구조는 재정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여타 산업 경쟁력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병은 특정 산업 호황이 타 산업 위축을 부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은 지난 23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의 상견례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도 취임사에서 "구조개혁 과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와 규모의 경제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