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봉쇄' 운운하더니 돌연 "호르무즈 일부 개방 가능"…이란, 진짜 속내는

입력 2026-04-16 15:11:21 수정 2026-04-16 15: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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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과 화물선.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과 화물선. 연합뉴스

홍해까지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이란이 몇시간만에 미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적 통항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입장 변화를 보였다. 휴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군사적 압박과 협상 카드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란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오만 측 해역을 통해 선박들이 공격 위험 없이 항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구상은 군사적 충돌의 재발을 막기 위한 협상 타결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이란이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을 제한하자 글로벌 공급망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후 걸프만 일대에는 수백 척의 선박과 약 2만 명의 선원이 발이 묶인 상태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8일부터 2주간 휴전이 시행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전쟁이 종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했지만, 해협 통제권 문제는 여전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소식통은 이란이 오만 해역 측 항로를 활용해 자국의 직접적인 방해 없이 선박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해당 해역에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기뢰 제거 여부나, 이스라엘 관련 선박까지 포함해 전면적인 통항을 허용할지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 제안의 성사 여부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할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안보 소식통도 오만 해역을 통한 자유 항해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미국 측의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이란 외무부 역시 관련 질의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폭 34㎞에 불과한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에너지뿐 아니라 비료 등 주요 물자의 수송로로도 활용된다. 현재의 항로 체계는 1968년 유엔 해운기구가 도입한 양방향 교통 분리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주권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해양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조치로 보고 반발해왔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는 관련 논의에 대해 "위험한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은 이란 항구를 출발하는 유조선에 대한 역봉쇄 조치를 시행한 상태로, 이후 해상 교통량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란 군부는 같은날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에 맞서 걸프해역(페르시아만), 오만해, 홍해 등 주요 해상 항로 전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알리 압돌라히 소장은 성명을 통해 "침략적이고 테러적인 미국이 불법적인 해상 봉쇄를 지속하며 이란 상선과 유조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이런 행위는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전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압돌라히 소장은 "이란의 강력한 군대는 페르시아만, 오만해, 그리고 홍해를 통과하는 그 어떤 수출입 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국가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홍해까지 봉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요 해상 무역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강경 발언은 미국과의 추가 협상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왔다. 외교 채널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2차 협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