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재 사망 감소 자찬은 금물, 제조업 사망은 더 늘었다

입력 2026-04-1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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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자가 전년보다 줄었다. 건설업에서 감소 폭이 컸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중대재해 근절 의지가 현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제조업 산재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 자화자찬(自畫自讚)할 때가 아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산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명(17.5%) 줄었다. 산재 사망에서 최고 비중을 차지했던 건설업이 39명으로 전년보다 32명(45%) 감소했다. 정부는 '산재와 전쟁'을 선언하고 점검·감독을 강화한 정책 효과가 가시화(可視化)된 것으로 평가한다. 안전대 착용 등 기본 수칙 준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고위험 사업장을 선별 관리하는 방식은 의미 있는 접근이다. 현장의 경각심을 끌어올린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건설업 사망자 감소가 경기 침체에 따른 공사 물량 축소, 즉 '모수(母數) 감소'의 영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활동이 위축되면 사고 건수가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기간의 단순 수치 감소를 정책 성과로 떠벌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더욱이 제조업에선 사망자가 52명으로 23명(79%) 늘었다. 정부는 사망자 14명이 나온 대전 안전공업 화재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를 제외해도 사망자는 크게 증가했다. 유리한 통계만을 내세워 현실을 호도(糊塗)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재 줄이기에 "직(職)을 걸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후진국형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5월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났던 삼립 시화공장에서 지난 10일 근로자 2명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산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근본적이며 장기적이어야 한다. 정부가 계획한 고위험 사업장 전수(全數) 조사와 집중 감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처벌과 지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스스로 안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