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조두진] 전재수 불기소는 예술

입력 2026-04-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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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통일교로부터 명품 시계 1점과 현금 2천만~3천만원 수수(收受) 의혹을 받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뇌물 액수가 3천만원 미만이면 공소시효(公訴時效)가 7년이고, 3천만원 이상이면 공소시효가 10년이다. 전 의원이 3천만원 이상을 받았다면 아직 시효가 남아 있다. 합수본은 시계를 포함해 제공된 금품이 3천만원 이상이라고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상식과 예상대로 진행되는 소설은 독자의 '공감'을 얻을지 몰라도 '예술' 반열(班列)에 들기는 어렵다. 상식에서 벗어나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 합수본의 전 의원 불기소 처분은 '예술'이라고 불러도 손색(遜色)이 없을 것이다.

'전재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식과 예상을 벗어나 '예술적'이었다. 작년 8월 민중기 특검은 여야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만 기소하고, 전 의원에 대한 수사는 4개월이나 뭉개다가 언론 비판과 논란이 일자 경찰에 사건을 이첩(移牒)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시간 벌어 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출범한 합수본은 사건을 넘겨받고도 출범 70일이 넘어서야 전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그리고 전 의원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 불기소 처분했다.

합수본은 불기소 처분 이유로 증거가 불충분하고,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했다. 금품 수수 여부 및 액수를 알 수 없으면 수사로 밝혀야 한다. 그런데 불기소 처분했다.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끼워 맞췄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감옥에 갈지도 모를 사람이 대체 뭘 믿고 선거에 출마해 저렇게 자신 있게 선거운동을 하며 돌아다니나 싶었는데, 합수본의 '불기소 처분'을 보니 전 의원의 자신감이 이해된다. 이야기의 결말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긴박한 사건이 발생해도 긴장감을 느끼지 못할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는 특검과 경찰, 합수본이 상식을 깨는 '예술'을 창작했지만, 만약 전 의원이 부산시장에 당선된다면 국민들도 함께 '예술'을 창작하는 셈이 된다.

조두진 논설위원 earful@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