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욕실갇혀 죽어간 6살…락스 들이붓고 찬물 끼얹었다

입력 2026-04-25 18:46:20 수정 2026-04-25 19:55:16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판결문으로 다시 보는 그때 그사건
평택 아동 암매장 살인사건

피해 아동 C군의 유골함(왼쪽)과 C군이 사망 직전까지 갇혀 있던 욕실. 연합뉴스
피해 아동 C군의 유골함(왼쪽)과 C군이 사망 직전까지 갇혀 있던 욕실. 연합뉴스

차가운 겨울 밤, 여섯살 아이는 좁은 화장실 안에서 엄마를 부르다 끝내 숨을 거뒀다. 그곳은 난방이 되지 않았고, 환풍기를 통해 외부 공기가 그대로 들어왔다. 바깥 기온은 영하 8도까지 떨어졌다.

아이는 그 안에서 알몸으로 떨고 있었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수개월 욕실에서 죽어간 아이

2013년 5월 피고인 A씨는 피해 아동의 친부 B씨가 전처와의 혼인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B씨가 이혼 과정에서 자녀 양육권을 확보하면서 B씨의 두 아이는 새로운 집으로 옮겨졌고, 같은해 8월부터 A씨는 아이들을 기르게 되었다.

A씨는 아이들을 점점 부담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두 아이 중 피해 아동 C군은 고집이 세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았다.

아이들은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같은 옷을 세탁하지 않은 채 일주일 이상 입었고,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아동센터와 학교 기록에는 구체적인 정황이 남아 있다. 겨울인데도 잠바를 입지 않았고, 속옷조차 챙겨 입지 못했다. 우박이 오는 날에도 우산 없이 젖은 채 등원했다. 집에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센터에서 음식을 과하게 먹었고, 늘 배고파했다. 작은 일에도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에게 혼날까 봐 두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단순한 방임을 넘어선 상태였다.

A씨는 아이들을 반복적으로 폭행했다. 플라스틱 자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렸고, 여러 차례 폭행과 가혹행위를 반복했다. 그 결과 C군의 몸에는 심각한 상처가 남았다. 이마가 약 5cm 찢어지는 열창, 두피하출혈, 쇄골 골절, 갈비뼈 골절, 팔 골절, 전신 피하출혈 등이 확인됐다.

동시에 아이는 영양실조 상태에 놓였다. 키는 또래 하위 10%, 체중은 하위 3% 수준까지 떨어졌다. 위와 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학대는 감금으로 이어졌다. 2015년 11월, C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A씨는 아이를 화장실에 가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잠시였다. 그러나 곧 아이는 그 공간에서 나오지 못하게 되었고, 감금은 수개월간 이어졌다.

이렇게 화장실은 아이의 감옥이 됐다. 아이에게는 하루 1~2끼의 식사만 제공됐다. 그것도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넣어주는 방식이었다. 이후에는 하루 한 끼로 줄어들었다. 사망 직전에는 음식조차 거의 먹지 못했다.

그 안에서 아이는 주먹과 청소솔로 맞았다. 영양실조였던 아이의 몸은 점점 쇠약해졌다. 감금된 상태에서 벗어나려다 더 심한 폭행을 당한 뒤로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2016년 1월 A씨가 아이에게 벌인 짓은 차마 형용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A씨는 부부싸움을 하다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학세제를 들이부었다. 한 번이 아니었다. 같은 날 두 차례, 총 2리터의 세제가 아이의 몸에 부어졌다. 아이는 화학적 화상을 입고, 호흡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이미 아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태였다.

2016년 1월 31일 아이가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A씨는 격분했고, 아이의 옷을 모두 벗겼다. 이후 알몸 상태의 아이에게 찬물을 뿌렸고, 물기를 닦아주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했다.

그날 밤, 아이는 화장실 바닥에서 떨고 있었다. 기아 상태, 골절과 출혈, 화학적 화상, 그리고 영하의 환경. 전문가들은 이 상태라면 몇 시간 내 사망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부모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아이의 호흡이 가빠지고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들은 방 안에서 술을 마시고 게임을 했다.

이튿날 C군은 숨진 채 발견됐고, 두 사람은 시신을 베란다에 열흘간 방치했다가 경기도 평택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거짓 진술했다. 사망 당시 C군은 키 112.5㎝, 몸무게 15.3㎏에 불과한 기아 상태였다.

◇계모 징역 27년, 친부 징역 17년

법원은 피고인 A씨에게 징역 27년, 피고인 B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남긴 말은 이랬다.

"피해자는 어린 육체와 영혼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유일하게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인 친부로부터도 외면당한 채 추위와 굶주림 및 신체적 학대로 인한 고통 속에 쓸쓸하게 죽어갔다.

마지막 순간에는 어떠한 고통에도 저항이나 반응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공포와 좌절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