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성폭행" 신고한 알바생 사망, 왜?…경찰 '불송치' 결정 직후

입력 2026-04-10 12:40:18 수정 2026-04-10 13: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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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DB
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아르바이트하던 주점의 회식 자리에서 사장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무혐의 판단 이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동아일보는 유족 등을 인용해 피해 여성 A씨가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점의 40대 사장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당시 새벽 영업 종료 후 오전 11시30분쯤 까지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항거 불능 상태였고, B씨가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신고 약 1시간 뒤 A씨를 조사해 진술 조서를 작성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측정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였다. 그러나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올해 2월 14일 사건을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CCTV 영상에서 A씨가 사건 직후 웃으며 대화하고 보행하는 모습이 확인된 점과, 사장이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면서 A씨가 항거 불능 상태거나 B씨가 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8일 불송치 통보를 받은 A씨는 사흘 뒤인 21일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고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유서를 남긴 채 숨졌다.

유족이 확보한 자료에는 사건 전후 정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사건 직전 지인에게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않은 메시지를 보냈고, 사건 직후에는 "죽고 싶어"라는 내용과 함께 피해 사실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전에도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경찰이 이러한 자료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CCTV 시간 오차 확인과 참고인 조사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후 참고인 2명을 추가 조사한 결과 등을 8일 검찰에 보고했다.

경찰은 당시 판단과 관련해 "CCTV에서 당시 상황이 전부 확인되기 때문에 피해자 2차 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며 "(디지털 증거는) 당시 피해자가 제출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사건과 관련해 "특별히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