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전히 통제돼 있는 호르무즈 해협, 우리 정부는 뭘 했나

입력 2026-04-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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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최후통첩 시간(한국시간 지난 8일 오전 9시)을 88분 남기고 극적으로 2주간의 휴전(休戰)에 합의하면서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海峽)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해협은 이란에 의해 막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협에 갇혀 있던 우리 선박 26척의 통과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를 하루 약 12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휴전 중재국들에 통보했다. 이란은 해협 통과를 원하는 선박은 사전에 통행료를 협의하고(최대 200만달러, 약 30억원),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이란은 "해협 통행 구역의 대함 기뢰(機雷)가 존재할 가능성에 따라 혁명수비대 해군과 협의 후 대체 경로를 이용하라"고 밝혔다. 대체 경로는 기존 경로보다 북쪽인 이란군 요충지 라라크섬을 중심으로 해협을 오가게 돼 있는데, 이는 사실상 통행료를 수월하게 걷기 위한 조처인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해협이기 때문에,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모든 국가 선박이 공해(公海)처럼 자유롭게 통과할 권리(통과 통항권)가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있기 전인 불과 6주 전만 해도 선박들은 어떠한 군사적 협의 없이 자유롭게 해협을 통과했다.

이 부분에 대해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대면(對面) 협상에서 분명한 논의를 통해 국제법에 위배(違背)되는 이 같은 이란의 행동에 대한 제지가 필요하다.

이와는 별도로 무기력하게 손 놓고 있던 우리 정부도 2주간의 휴전이라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우리 선박의 안전과 원활한 항행(航行)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얻어 내기 위해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가동해 이란과 물밑 접촉을 이어 가야 한다. 배럴당 1달러의 통행세는 우리 유가를 크게 흔들어 놓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