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물류 불안 장기화 전망
휴전에도 공급망 충격 지속
중동 전쟁이 2주간 휴전 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한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은 만큼 향후 후유증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전투를 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최대 피해국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 분쟁이 한국에 미친 영향: 수치로 보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란 분쟁 이후 한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비(非)교전 국가는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원유 비중이 높아 공급망이 즉각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CSIS는 "한국은 원유뿐 아니라 다양한 핵심 자원에서도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다"며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물류·석유화학·농업·식음료 전반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짚었다.
종전 후에도 상당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조기 종전 시에도 에너지 시설 피해 복구 지연으로 전쟁 이전 대비 약 43% 높은 유가가 지속되며, 봉쇄 장기화 시에는 86% 상승한 수준이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 내년 4분기까지 높은 수준의 유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에너지 시설 타격·확전 시에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단순한 에너지 수급 차질을 넘어 글로벌 물류경로의 재편을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란 분쟁과 글로벌 물류경로 재편 가능성: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추진의 의미와 우리 산업의 중기 전환전략 모색'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인구전략연구실장은 "이번 미국·이란 전쟁을 단기적 손실로 단정하기보다 향후 10∼15년간 산업·인구·AI 전환을 종합 관리하는 프레임 하에서 중기 산업전환 전략을 설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양측이 2주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서 재차 극단적인 수준으로 군사적 긴장이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와 2기 행정부가 벌였던 중국과의 관세전쟁이 '90일 휴전' 합의 이후 흐지부지됐던 전례를 언급하며 "트럼프에게 '90일'과 같은 특정시간은 의미가 없다. 지금도 '2주'란 시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