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1천304조5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액을 경신(更新)했다. 정부가 6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 채무는 전년(1천175조원) 대비 129조4천억원이 늘었다. 국가 채무는 2016∼2018년 600조원대, 2019년 720조원대에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2021년 970조7천억원, 2022년 1천67조원 등을 기록하면서 크게 증가하다가 지난해 1천300조원을 넘어섰다.
나라 살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0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가 100조원을 넘은 것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실시했던 2022년(적자 117조원)과 2020년(적자 112조원), 세수 결손이 컸던 2024년(104조8천억원)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이런 큰 규모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와중에 정부는 또다시 26조2천억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 중이다. 중동발 전쟁 여파로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등 3고(高)에 처해 있는 서민 경제를 위한 것이라는 명목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1천150억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706억원, K-콘텐츠 펀드 500억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320억원, 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870억원 등 사실상 '전쟁 추경'과 무관한 내용들이 즐비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내용을 들여다보면 빚 갚을 돈을 추경에 갖다 쓰는 것으로 결국은 국채 발행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초과 세수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최소 51% 이상이 채무 감축에 의무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하는데, 결국 추경으로 채무 감축 기회를 날려 버린 것이다.
한없이 늘어나는 국가 부채는 결국 국민 경제에 부담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정부는 '전쟁 추경'이라는 명목으로 무작정 추경을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중동 사태에 따른 직접 피해 계층을 지원하는 '핀셋 추경'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온갖 이유를 들어 지속해 온 '추경 중독'도 끊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