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E 스트라이크 이글 동석했던 장교
실종 36시간 끝에 생환, 미군 큰 짐 덜어
권총 한 자루 지닌 채 피신… SERE 도움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 및 구조 작전 중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뻔뻔하다 할 만큼 자화자찬에 대가라지만 적진에 홀로 남겨졌던 미군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미국 전체가 사활을 건 것과 성과마저 폄훼하긴 어렵다. 적진에 추락했던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의 무기체계장교가 36시간의 사투 끝에 생환한 것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실사판이라 부를 만큼 위험 부담이 높았던 터였다.
◆생존력 바탕된 'SERE' 훈련
생환에 성공한 무기체계장교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사일과 폭탄 등을 투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3일(현지시간) 비행조종사와 함께 2인 1조로 전투기에 오른 뒤 이란 방공망에 격추되면서 산악지대로 비상 탈출했다. 이후 그가 홀로 버틴 시간은 자그마치 36시간이었다.
로이터통신은 5일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탑승했던 무기체계장교 구출 작전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 탈출에 성공한 무기체계장교는 발목이 삔 상태였다. 그럼에도 침착하게 미군과 연락해 자신의 신원을 알렸다. 그에게 있는 방어수단은 권총 한 자루가 전부였다.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 바위 틈에 은신해 교신했다.
그가 받았던 'SERE' 훈련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미 공군 조종사들과 특수부대원들이 고립됐을 때를 대비해 받은 훈련이었다. 생존(Survival)·회피(Evasion)·저항(Resistance)·탈출(Escape)의 앞글자를 딴 훈련이다. 적진에서도 생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극한의 생존 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적의 눈에 띄지 않는 회피 기술도 중요하다. 식량이 없을 경우 선인장이나 딱정벌레를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걸 체득한다. 사례가 있다. 1995년 보스니아 내전에서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스콧 오그래디 대위는 개미를 먹으며 6일 동안 생존했고 그 덕분에 구조된 바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실사판
홀로 버티던 무기체계장교를 구하기 위해 네이비실 최정예 대원들과 특수부대원 수백 명이 적진 깊숙이 잠입했다. 특수부대에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수행했던 네이비실 '팀6'도 있었다.
연막 작전도 동원됐다. 중앙정보국(CIA)이 실종 장교를 이미 찾아내 이동하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 이란 당국도 6만 달러(약 9천만 원)의 현상금을 거는 등 실종 장교를 찾는 데 혈안이 돼 있었기에 반드시 필요했다. 주변 전자파 교란, 주요 도로 폭격 등을 병행해 이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도 물론이었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구출 작전 수순이 엉클어진 건 5일 새벽이었다. 특수부대와 구출된 장교를 이송하기 위한 수송기 두 대에 결함이 생긴 것이었다. 미군은 기동성이 좋은 터보프롭 기종을 별도로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터보프롭 3대가 추가 투입되면서 구출 작전은 마무리 단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