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조두진] 국힘 대구시당의 6·3선거 승리 전략에 대해

입력 2026-03-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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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가 6·3 대구시장 선거 출마(出馬)를 선언했다. 많은 유권자들과 언론들이 김 전 총리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까지 대구에 뛰어들어 각종 지원 공약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역대 지방선거와 차원이 다른 '위기'에 봉착(逢着)한 셈이다.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 30일,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후보 컷오프'로 분열된 민심을 다독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언론이 '김부겸 승리'를 점치는 상황이지만 이인선 위원장은 "진다, 진다" 하면 지고, "이긴다, 이긴다" 하면 이긴다며 "김부겸 바람이 거세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승리 전략 차원을 넘어 대구 중흥(中興)을 위한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를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구'를 건설하는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선거는 구도, 바람, 인물 경쟁이다. 인물이야 국민의힘 후보들도 훌륭하다. 하지만 '대구시장 컷오프' 논란으로 민심이 분열된 구도에, 김부겸 바람까지 어떻게 맞선다는 것일까. 이 위원장은 '컷오프'로 갈라진 민심을, 중앙당이 아닌 대구시당 주도(主導)로 모아 '원 팀'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출마에 대해서는 '김부겸 바람'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일으키는 바람으로 전선(戰線)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타인이 나에 대해 쓰는 서사(敍事)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고, 의미도 없다. 내가 직접 '나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위원장의 "김부겸 바람이 거세지만, 이번 선거 서사는 국민의힘이 써 나갈 것"이라는 말은 초점을 제대로 맞춘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문제 등을 국민의힘 중앙당이 아니라 대구시당 주도로 풀겠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제 '중앙당이 후보를 내리꽂고 대구 시민이 찍어 주는 구조'는 끝내야 한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인 것은 정부·여당이 잘하고, 국민의힘이 못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여당은 이른바 '좋은 뉴스'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국민의힘은 '나쁜 뉴스'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끌려가는 선거가 아니라, 대구시당이 끌고 가는 선거전을 펼치겠다"는 이 위원장의 전략은 적확(的確)하다.

대구는 그야말로 존망(存亡)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아니 전국 대부분 지방 도시가 나락(奈落) 위기에 있다. 지방 도시들이 서울을 바라보는 과거 관성(慣性)으로는 '연명(延命)'할 뿐 도약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누가 중앙정부와 대구를 잘 연결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대구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선거에 출마하는 각당 후보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보수가 위기다, 미워도 다시 한번" 또는 "힘 있는 여당 후보, 지역주의 극복" 같은 상투적 구호로 대구 시민들을 우롱(愚弄)하지 마시라. 식상한 "지역균형발전"도 마찬가지다. 듣기야 좋지, 전국이 어떻게 균형발전하나. 대구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 도시는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6·3 선거에서 후보의 소속 정당이나 그럴듯한 이미지가 아니라 '대구 스스로 서기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내놓는 후보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