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고 졸음운전' 음주운전처럼 철퇴…4월 2일부터 '약물운전' 처벌 강화

입력 2026-03-29 16:49:29 수정 2026-03-29 1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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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측정 불응죄·강제 측정권 도입…재범 징역 2∼6년·벌금 2천만원
감기약, 단속 대상 약물 490종 해당 안 돼
"병·의원 약 처방·조제 시 주의사항 자세히 알려야"

약에 취한 상태로 외제 SUV 차량을 몰고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A씨가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물을 투약하고 운전했다며 혐의를 시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약에 취한 상태로 외제 SUV 차량을 몰고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A씨가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물을 투약하고 운전했다며 혐의를 시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오후 8시 44분 서울 반포대교를 달리던 포르쉐 차량이 다리 밑 한강 둔치로 추락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오후 8시 44분 서울 반포대교를 달리던 포르쉐 차량이 다리 밑 한강 둔치로 추락했다. 연합뉴스

다음달 2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과 단속이 한층 강화된다. 감기약 자체는 단속 대상이 아니지만, 복용 후 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상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2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45조가 시행되면서 약물운전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기존에도 약물운전 처벌 규정은 있었지만,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음주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또한 경찰의 '강제 측정권'도 새롭게 도입된다.

◆ 감기약, 어지러우면 운전 'NO'

기존에는 약물운전 적발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다. 재범의 경우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인 만취 수준에서 2~5년 징역 또는 1천만~2천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약물운전이 상황에 따라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약물운전 단속 대상은 마약류와 환각물질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감기약은 법에서 규정한 약물 490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종합감기약이라도 복용 후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도로교통법 제45조의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해 처벌될 수 있다. 즉 약물의 종류보다 실제 운전 능력 상실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또한 다음달 2일부터는 '약물 측정 불응죄'가 신설된다. 음주 측정과 마찬가지로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 되며, 거부 시 약물운전과 동일한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

◆ 의료기관, 운전 주의 적극 안내

이번 법 개정은 약물운전 사고가 증가하는 반면 단속 근거와 처벌 수준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건수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고 건수 역시 2019년 2건에서 2024년 23건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반포대교에서 발생한 포르쉐 차량 추락 사고 역시 운전자가 약물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약물운전 위험성이 다시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감기약이라 하더라도 복용 후 평소와 다른 졸음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운전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벌 기준이 강화된 만큼 의료기관에서도 약 처방 및 조제 시 운전 주의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병·의원에서도 내시경 검사 등 약물 투여 후 운전 금지를 보다 명확히 안내하고, 감기약 역시 졸음운전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운전자 스스로 자제하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