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첫 프랜차이즈형 교육수출… 베트남서 'KNU Vietnam' 출범
컴퓨터·경영학부 전면 배치…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 돌입
규제 완화·학령인구 감소… K-교육 수출 정책 속도
브랜드·연구력 강화 기대… 비자·체류 문제는 과제
경북대학교가 오는 9월 베트남에서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경북대 베트남(KNU Vietnam)'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컴퓨터학부와 경영학부 교육과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해외 교육 수출에 나선다.
특히 복수학위, 교환학생, 실리콘밸리 연계교육 등 다층적인 국제협력 경험을 축적해 온 컴퓨터학부를 중심으로, 현지에서도 세계 대학들과 정면 승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국립대 최초 '프랜차이즈형' 교육수출 모델
경북대는 지난 5일 베트남 하노이 에프피티(FPT) 타워에서 베트남 FPT대학교와 '프랜차이즈형 초국가교육(Transnational Education, 이하 TNE)' 운영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로써 프랜차이즈형 국가간 교육협력 프로그램인 경북대 베트남이 공식 출범하게 됐다.
'프랜차이즈형 TNE'란 국내대학이 외국대학에서 해당 국내대학의 교육과정을 전부 운영하고 해당 국내대학의 학위를 수여하는 국가간 교육 프로그램(TNE)이다.
즉, FPT대학 학생들이 한국에 오지 않고 경북대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내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교육과정 제공과 학사관리, 학위 수여가 모두 결합된 구조다.
경북대 교육과정은 현지 FPT대학에서 운영하고 경북대가 중요한 의사결정과 품질관리를 담당해 학위를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북대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모집정원에 상관없이 적격 학생들에게만 입학을 승인하고 그 중 다시 상위권 희망 학생에 한해 본교 캠퍼스 이전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우회 입학의 오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부모 모두와 학생 본인의 국적이 외국인일 경우만 지원할 수 있다.
한편,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FPT대학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ICT 기업인 FPT 그룹이 설립한 대학으로, 일찍부터 교육 분야에 진출해 해외 유수 대학들과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09년 영국 그리니치대학을 시작으로 2019년 호주 스윈번대학 등과 성공적인 TNE를 실시하고 있다. 경북대는 이들 사례를 참고하고 자체적인 품질관리 전략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컴퓨터·경영학부로 베트남 인재시장 정면 승부
오는 9월 첫 신입생을 받기 시작하는 경북대 베트남은 컴퓨터학부와 경영학부 교육과정을 우선 개설했다. 컴퓨터학부는 그간 트위닝 프로그램(국내대학과 외국대학간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된 공통의 교육과정을 분담, 운영해 복수학위를 수여하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연간 약 120명의 경북대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텍사스달라스주립대, 바르샤바공대, 더블린공대 등 4개국 5개 대학과의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비롯해 9개국 15개 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미국 실리콘밸리 연계교육(4주), 미국 퍼듀대학교 및 인근 기업과의 산학프로젝트(8주), 인도 크라이스대학, 삼성전자 및 LG전자 현지 법인 연계 인턴십 (1개월), 중국 통지대학교와의 글로벌 캡스톤 추진 등도 대표적인 경북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들이다.
또한, 경영학부는 세계 최고 권위의 경영 교육 인증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을 보유했다. AACSB 인증은 교육과정, 교수진의 역량, 시설 등 경영 교육 전반에 걸쳐 엄격한 국제 표준을 충족해야만 부여되며, 전 세계 경영대학 중 상위 5%만이 보유해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경영학부는 미국 마샬대학,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영국 노썸브리아대학 등 5개국 5개교 대학들과 복수학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 두 학부는 베트남 현지 프랜차이즈 대학들과 인재 영입을 두고 진검승부를 치르게 된다. 일례로 2019년 FPT대학과 프랜차이즈 캠퍼스로 출범한 스윈번 베트남의 경우 세계대학 랭킹 200위권을 자랑하며 ACS 인증을 받은 컴퓨터학부와 AACSB 인증의 경영학부를 현지에서 운영 중이다. 경북대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대학 간 직접 경쟁과 협력을 통해 진정한 교육과 연구 국제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규제 완화, K-교육 수출 정책 변화상
경북대 베트남 출범은 2010년대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고등교육 국제화 정책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은 교육적 명분뿐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사립대 재정난 등 구조적 위기를 타개한다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추진돼 왔다.
교육부는 2016년 12월 대학 학사제도 개선방안을 수립해 국내대학의 해외진출 발판을 마련했고 2018년, 외국대학의 국내대학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시행령 규정을 신설했다. 이로써 트위닝, 프랜차이즈, 합작학교(국내 대학이 외국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제3의 새로운 대학을 설치하고, 해당 신설 대학의 학위 또는 공동·복수학위 수여) 등 국가간 교육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기반이 마련됐다. 2022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격수업을 허용하는 등 운영의 탄력성을 높였다.
교육부의 이러한 정책 기조는 사립대학의 해외진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표적 사례로 타슈켄트에 아주대, 부천대, 인하대 등의 개별 캠퍼스 설립을 들 수 있는데, 현재 이들 대학은 각각 약 1천500명~1천800명의 재학생을 교육하고 과정에 따라 본교 학위 또는 별도 학위(타슈켄트-아주대 학위, 타슈켄드-부천대 학위, 타슈켄트-인하대 학위 등)를 수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립대의 해외진출은 어려움이 많았다. 국립대의 경우 재정 수익보다는 대학의 평가와 가치 제고, 연구력 강화 등이 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해외진출의 실익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다. 또 국가기관이라는 위상과 공무원이라는 교직원의 신분상 제약으로 해외에서의 교육과정 운영, 재정 및 인력 운영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
그러다 2024년 교육부의 정책 변화를 기점으로 국립대의 해외대학 진출이 보다 수월해졌다. 교육부는 고등교육기관의 해외진출에 관한 승인 절차와 관련 제약을 없애고 대학 간 협약만으로 외국대학의 국내대학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전격적인 제도 전환을 단행했다. 특히 현 정부는 K-컬처 못지않은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K-교육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해외 대학분교 설치 등을 장려하기에 이르렀다.
◆해외진출로 얻는 것, 그리고 남은 과제
경북대는 교육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해외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와 함께 경북대 자체의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해 연구중심대학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거점국립대학으로서 경북대는 세계수준의 연구력과 학계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희경 경북대 국제처장은 "그 과정에서 세계대학평가 순위는 중요한 변수지만 현재 경북대는 현저히 평가절하돼 있다"며 "최근 경북대 기획처와 IR센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세계대학평가 지표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평판도가 30~50%에 이르는데 경북대는 높은 연구력과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평판도에서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의 FPT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 및 중국 일부 지역의 8억 인구권은 대학 브랜드를 높이고, 유망한 인력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며 "또 젊은 연구인력 확충이 필요한 연구중심대학의 입장에서 경북대 학부과정을 영어로 교육받은 해외 인재를 대학원 과정에 영입할 수 있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유학생 비자와 체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변화하는 국제 협력 환경 속에서 유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취업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비자와 체류 제도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기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정순기 경북대 연구부총장(경북대베트남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국립대 최초 사례인 만큼 단순한 사업을 넘어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유학생 비자와 체류 문제, 파견 인력의 신분 문제, 통계·공시 반영 등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교육부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향후 국립대 해외진출의 기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함께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