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공급 차질로 인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나프타 수입의 80% 이상이 중동에서 이뤄지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거래 가격은 이란 사태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t당 633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 기준 약 72% 급등한 1천89달러로 나타났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로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평균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이란 사태 전 80% 수준에서 최근 50∼6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은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공급 차질에 따른 파급력도 크다.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생산이 줄어들 경우 플라스틱, 합성수지, 섬유, 고무 등 후방 산업으로 영향이 빠르게 확산할 수밖에 없다. 실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사용하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은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라스틱은 비닐과 포장재 등 일상 전반에 쓰이는 만큼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소비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나프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약 2주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나프타의 82.8%(2024년 기준)를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 외에도 알루미늄 웨이스트·스크랩(11.2%), 비합금 알루미늄괴(8.8%) 등도 중동 의존도가 높은 편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중동전쟁이 저강도 분쟁 형태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 심화가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산업에 연쇄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수입선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민이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중소기업의 원부자재 수급 안정과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을 선제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급 측면에서는 전략비축, 우선 공급 협력체계 구축, 대체 공급선 확보 등을, 수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등 신규 시장 진출 지원을 각각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