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지역의사제, 대구경북 필수의료는 안녕하신가요

입력 2026-03-2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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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훈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장훈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지난 토요일 BTS가 완전체로 복귀했다. 그들의 공연 소식은 수주간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었고 OTT 플랫폼에 생중계될 만큼 관심이 높았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하지만 현장 참석인원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심지어 경찰 인력에만 4억원 이상의 세금이 쓰여 과잉 논란까지 빚어졌다. 이처럼 불과 수주 또는 수개월안에 벌어질 일들을 예상하기도 어려운데 '10년' 후의 수요-공급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까? '지역의사제'는 '10년의 약속'으로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정책이다.

지난 3월 10일 「지역의사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2027학년도부터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정원의 최소 10% 이상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5개 의과대학 학생 수는 기존 정원 351명에서 2027년 72명(20.5%↑), 2028~2031년 90명(25.6%↑)이 증가하게 된다. 이들은 면허 취득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당장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료인 한 명,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분명 '지역의사제'는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단순한 '숫자' 증가만으로 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최근 1~2년 사이 '의정사태'를 겪으면서 지역 의대의 허리인 중년 교수들의 '사직 러시'가 이어졌다. 과도한 업무 부담과 낮은 보상으로 인해 정년을 채우지 않고 떠난 교수가 전체 퇴직자의 75%에 달한다. 지금도 휴학 후 복학한 학생들과 신입생이 겹치는 '더블링' 현상으로 교수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미국의대 0.45명, 일본의대 0.6명의 수배에 달하는 4.8~7.0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는 '교수 1천명 증원'을 약속했지만 의정사태 후 흐지부지 되었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학생 수 증가로 인한 시설, 기자재 확충에 약 1천357억원을 요청하였으나 2025-2026 실제 확보 예산은 약 18.4억원으로 집행률은 1.3%에 불과했다. 이런 열악한 교육 환경이라도 이들이 '순조롭게' 의과대학을 졸업해서 '의사면허'를 취득하기만 한다면 지역의 필수의료를 지키는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최근 시행 중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사업으로 인해 전공의의 '수련 시간'은 크게 단축되었다. 그들의 줄어든 업무시간은 고스란히 교수의 몫이 되었다. 그들이 '계약'에 의해 10년간 지역필수의료에 종사한다고 해도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고 '업무 부담'이 큰 '응급실 및 중환자실 근무'를 부담스러워한다는데 있다. 이런 경향은 올해 전공의 지원 현황에 그대로 반영되어 100년 전통의 경북대병원의 내과지원자가 '0'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지역의 대학병원은 멈춰 서고 말았다. 대구 지역 5개 대학병원의 응급실 미수용 지수는 전년 대비 약 25% 상승했다. 주된 이유는 '전문의 부재(72%)'와 '배후 진료과 수술 불가능(18%)'이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의 약 15~20%가 처치 가능한 2차 전문병원으로 역전원 되고 있다. 현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문제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 특례법' 이라는 두 가지 핵심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8년까지 필수의료 및 중증 분야에 10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수가를 현실화하겠다고 했지만 분만, 소아, 고난도 수술에 대한 정책 가산으로 내과 교수로서의 체감은 떨어진다. 의료사고 형사처벌 특례법은 보험 가입을 전제로 필수의료 사고 시 형사 처벌을 면제하거나 감경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환자 단체의 '위헌성' 주장과 맞물려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지역의사제'가 성공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숫자'보다 '사람'을 지키는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대학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 주지 않고 '버티기'만 강요해서는 지역의사제의 실효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이장훈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