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封鎖)로 원유 수급뿐만 아니라 나프타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소재의 수급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의약품 등 사실상 모든 공산품 제조의 원료로,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된다. 국내 업계는 나프타의 50% 이상을 수입하는데 이 중 60%가 중동산이다.
세계 나프타 물량의 약 45%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지면서 수급이 막히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국내 식품업계는 나프타를 원료로 만드는 포장재가 부족해 내용물을 만들어도 팔 수가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4월 중순 비축유를 방출하면서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함께 시행하고 비축유 방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우선 배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책을 통해 4월 말이나 5월까지는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정부는 수급 조절을 통해 수급 가능 시기를 계속 뒤로 밀어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시적인 임시방편일 뿐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나프타 수급이 꽉 막히는 시점의 도래는 시간문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각종 발전소를 초토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 시한은 우리 시간으로 24일 오전이다. 이란은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가 완전히 폐쇄될 것이며 적 이외의 선박만 호르무즈 통과가 가능하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호르무즈 봉쇄 해제를 무작정 기다리기만 할 게 아니라 다각적인 외교를 통해 수급선을 확보하는 일이다. 일본은 그렇게 하고 있다. 일본 선박의 호르무즈 통과를 이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트럼프의 대(對)이란 전쟁 정책에 호응하면서도 그와 별도로 이란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일본의 전략적 행보는 말 그대로 '실용외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일관되게 '실용외교'를 내세워 왔다. 그것을 결과로 입증할 때가 지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