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공천 분위기에 '상향식 경선 원칙 파괴' 비판 비등
국힘의 '오만'에 지역민 '분노'…"민주당 찍어 심판" 목소리도
수동형 틀 벗고 능동형 투표로 '공천이 곧 당선' 끊자 주장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중진 의원 컷오프 등 인위적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민 여론을 수렴한 경선'으로 선회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낙하산 인사 공천 분위기에 '상향식 대구시장 공천 원칙'이 흔들리자 지역민의 거센 반발이 이는 것은 물론 당의 오만을 심판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 점이 이유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측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라는 중량급 인사가 버티고 있어 자칫 '보수의 심장' 대구의 시장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매일신문이 지난주 연속 보도를 통해 심상치 않은 지역 분위기를 신속히 전달해온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 정당으로서 원칙에서 벗어나 궤도를 이탈하려는 것을 대구시민의 힘으로 바로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텃밭을 향한 당의 오만이 보수 정당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을 실망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 '심판론'으로 번질 위기였으나 한시름 놨다는 것.
가뜩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계파 갈등, 지지율 정체 등으로 위기를 겪는 국민의힘이 핵심 지지층마저 잃고 표류할 수 있었으나 이를 막아낸 의미도 적지 않다.
'이정현 공관위' 출범 후 벌어진 대구시장 공천 잡음은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을 어떻게 여기는지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과정이었다. 장기간 시정 공백으로 차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경륜을 갖춘 다수 인사들이 경쟁에 뛰어들자 지역민들은 어느 때보다 경선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이정현 위원장이 뜬금 없이 대구를 혁신의 대상으로 규정한 뒤 중진 컷오프를 공언하더니 일부 원내·외 인사를 낙점한 낙하산 공천을 시도한다는 온갖 뒷말이 나온 탓이다.
지역 정치권은 '대구가 호구냐', '작대기를 내세워도 표를 줄 것이라 여기느냐'는 격앙된 반응과 함께 시민 의견 수렴도 없이 대구시장 공천을 좌우할 수 있다는 당의 '오만' 앞에 "황당하다", "실망했다"는 등 지적을 쏟아냈다.
민선 1기부터 30여년간 지켜온 상향식 대구시장 공천의 관행이 재소환되며 당의 민주주의 역행에 대해 "공당이 맞느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정현 위원장이 뜻을 굽히지 않자 국민의힘의 오만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역 정가에 급속히 퍼졌다. 과거 진보 정당 바람이 불었던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더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과 함께 대구시민의 수동형 투표 성향이 호남 유권자처럼 능동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때론 국민의당을, 때론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으며 더불어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렸던 호남 민심과 마찬가지로 TK도 보수 정당에 회초리를 드는 첫 지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에 김부겸 전 총리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지역민에게 대안 선택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
힘 있는 여권 후보로 김 전 총리가 경륜이 충분한 데다 실제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공언하고 굵직한 선물 보따리를 내놓고 나설 경우 '대구가 디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지역 분위기는 지난주 연일 이어진 매일신문 지면(18일 자 '상향식 경선 원칙 파괴한 국힘, 민주정당 맞나', 19일 자 '국힘의 오만, 대구 표심 돌아서나', 20일 자 '국힘 대구 홀대, '공천≠당선' 본때 보여야' 등)을 통해 신속 보도됐고 당 지도부, 지역 정치권 등 움직임을 압박했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수시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고 장동혁 대표의 이날 대구 방문과 경선 기조 등 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지역 언론 1면이 매일 당을 향한 비판으로 채워지니 압박이 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면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드라마틱한 경선을 한다면 김부겸 전 총리가 오더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