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통합론 재점화…반복된 논의 속 '공급망 위기' 변수

입력 2026-03-22 13: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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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무산…정부 "확정된 바 없다" 선 그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내 LNG 저장탱크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내 LNG 저장탱크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통합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해광업공단을 둘러싼 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정부는 통합 추진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 중인 공공기관 개편 논의 과정에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희토류 등 자원 개발과 비축, 공급 기능을 하나로 묶는 종합 에너지 공기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논의는 미·중 패권 경쟁과 자원 무기화,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이 핵심 국가 과제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자원 시장이 흔들리면서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가스공사가 중심이 돼 석유공사와 광해광업공단을 흡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공기업 통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처음 본격 검토됐으며 외부 컨설팅까지 동원됐지만 무산됐다.

특히 대규모 부채와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석유공사의 재무구조는 통합 논의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재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스공사에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돼 왔다. 가스공사가 상장사라는 점 역시 주주 가치 훼손 논란으로 이어지며 통합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노동조합과 지역사회 반발 역시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적자 상태인 공기업을 떠안을 경우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본사가 있는 대구 중심 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역사회 불안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공기업 통폐합 관련 정부 방침은 정해진 바 없다"며 "운영 효율성과 대국민 서비스 제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