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공천 내정설까지…국힘 현역 중진 반발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나"(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공천 잡음에 현역 중진의원들의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현직 충북지사 컷오프(공천 배제)와 함께 대구 중진 컷오프설이 제기된 데 이어 내정설까지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극심해졌다.
◆'낙하산 공천' 논란에 중진 반발…추경호 "누가 당 위해 싸우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5일 장동혁 대표로부터 6·3 지방선거 공천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고 위원장직에 복귀했다. 이 위원장은 "당에 전기충격과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영남권 중진 의원 컷오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대구시장 후보 9명 중 6선 주호영, 4선 윤재옥, 3선 추경호, 초선 유영하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을 컷오프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초선 최은석 의원으로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매일신문에 "우리 당을 해산하겠다고 정치공작성 수사의 표적까지 된 (나를) 경선에서 배제한다면, 앞으로 누가 온 몸을 던져 당을 위해 헌신하고 부당한 정권에 죽을 각오로 맞서 싸우겠냐"고 반발했다.
유영하 의원도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이 위원장이 '심장이 멈췄을 때 전기충격기를 써야 한다'고 말했는데, 만약 전압이 너무 높으면 감전사로 죽을 수 있다"고 했다.
◆이정현 "꿩 먹고 털까지 가져가려 하나" 맞불
대구 중진 의원들의 반발에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맞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름값도 얻고, 경력도 쌓고, 명예도 누리고, 마지막 자리까지 다 가지려 한다면 그게 혁신인가. 이럴 때 정치 경험이 많은 중진이라면 지역 자리를 두고 다투기보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나라의 방향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주 의원이 자신을 두고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아느냐"고 한 데 대해 "지역감정을 방패 삼아 혁신을 막는 정치와 싸우겠다. 후배의 길을 막고 미래를 가로막는 정치와 싸우겠다"고 밝혔다.
'공천 내정설'도 대구를 휩쓸었다. 이 위원장은 19일에도 "정치는 경력의 길이가 아니라 역할의 무게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중진 컷오프 의지를 재차 천명하면서 "기업을 일으켜본 경험, 투자를 결정해본 책임, 일자리를 만들어본 실행력, 이런 것을 갖춘 새로운 인물들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대목을 놓고는 CEO 출신인 김수민 전 의원과 대구시장에 출마한 최은석 의원을 띄워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위원장이 컷오프 단행 이후 대구시장에 최은석 의원을 공천하고, 그의 지역구인 동구·군위군갑 보궐선거에 이진숙 전 위원장을 공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장동혁 '마이웨이' 이정현에 제동 걸었다…결과는
대구 의원들이 직접 공관위에 공정한 경선을 촉구하는 등 대구 공천을 둘러싸고 파열음이 커지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중재에 나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장 대표가 이 위원장의 대구시장 후보 '중진 공천 배제' 방침을 고수한 것에 관해 "공정한 경선을 하도록 해달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구와 충북의 경선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며 "더 이상 갈등이 커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현 공관위원장께서 해당 지역의 정서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공정한 경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조금씩 생각의 거리를 좁혀갈 때"라고 말했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도 "어려운 여건을 바꾸기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관위원장의 상황 진단에는 동의하지만, 당헌·당규에 따라 우리 국민의힘 당원들과 국민 여러분의 여론이 반영될 수 있는 경선 방식으로 후보자가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대구시장 공천과 관련해 중진 컷오프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만큼 '중진 공천 배제' 방침을 쉽사리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공정한 경선'이라는 장 대표의 당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그 내용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