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급 비상"…정부, 정유사 수출 제한·수급조정 검토

입력 2026-03-20 09: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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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학 산업차관 "비축유 208일도 평시 기준…실제론 더 짧아"
국민 생활·산업 우선 배분 원칙…손실 보전도 법적 근거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27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문신학 1차관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관련 보고를 하기 위해 위원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27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문신학 1차관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관련 보고를 하기 위해 위원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정유사 수출 제한과 수급조정 명령 등 비상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상황은 비상 단계로 볼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정유사 수출 물량 조정이나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국내 원유 비축량과 관련해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비축유는 약 2억 배럴로 208일 사용 가능한 규모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조건이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208일이다. 거꾸로 지금처럼 모든 경제활동을 다 뒷받침하는 평시 기준(BAU·Business as usual)으로 하면 208일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원유 활용 구조도 변수다. 수입 원유의 절반은 국내 소비에 쓰이고 나머지 절반은 정제 과정을 거쳐 수출된다. 문 차관은 "비상 상황에서는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가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대응 원칙도 제시했다. 국민의 기본적인 경제활동 유지와 산업 생산 차질 방지가 최우선이다. 산업 내에서도 중요도에 따라 에너지 공급 우선순위를 정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문 차관은 "모든 상황을 점검해 자원이 필요한 곳에 우선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며 "수출 비중이 절반 아래로 줄어드는 상황까지 상정해 비상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법적 대응 수단도 확보하고 있다. 석유사업법에 따라 최고가격제 시행, 수급조정 명령, 수출 제한 조치 등이 가능하다. 문 차관은 "과거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관련 제도는 이미 마련돼 있다"며 "정유사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전하는 근거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중동 사태로 수급 불안이 커진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하고 대체 수입선 확보와 수출 제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