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 끝에 조별리그 통과해 8강
8강서 도미니카에 0대10 콜드게임 패
마운드 약세 절감…투수진 보강 숙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여정이 끝났다. 14일 8강전에서 강호 도미니카에 완패, 짐을 싸게 됐다.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도 15일 베네수엘라에 5대8로 역전패,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대회 4강전에선 이탈리아와 베네수엘라, 도미니카와 미국이 맞붙는다.
애초 한국의 목표는 8강. 그 고지엔 다다랐으나 아쉬움이 적지 않다. 조별리그에서 고전을 거듭했을 뿐 아니라 8강에서 강호와의 실력 차를 절감했다. 특히 마운드가 약하다는 게 뼈아프다. 앞으로 국제 대회에 나서서도 계속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문제다.
◆8강엔 갔으나 아쉬웠던 내용
최근 국내 리그 흥행은 폭발적이다. 2024년, 2025년 2년 연속 관중 1천만명 고지를 돌파했다. 반면 국제 대회에선 기를 펴지 못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6개 나라 중 4위에 그쳤다.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WBC라고 다르지 않았다. 2013년과 2017년, 2023년 3회 연속 조별리그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일본이야 미국과 맞설 정도라 질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대로만 여겼던 대만에도 계속 밀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반등의 계기로 만들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찌감치 대회를 준비했다. 2025년 1월 류지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 데닝 더닝(시애틀 매리너스)도 합류시켰다.
17년 만에 8강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별리그를 2승 2패로 마쳐8강전이 열리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회 전 세웠던 목표는 이룬 셈. 하지만 일본에 6패8로 졌고, 대만에도 4대5로 패했다. 호주가 대만을 3대0으로 꺾어준 덕분에 간신히 8강에 진출했다.
8강전은 허무했다. 경기를 끝까지 치러보지도 못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 나섰으나 도미니카에 0대10,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도미니카의 강타선을 막기엔 투수진이 너무 약했다.
도미니카가 워낙 강하기도 했다. 후안 소토(뉴욕 메츠), 블라디미르 게레로(토론토 블루제이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강타자가 즐비했다. 마운드도 높았다. 한국전 선발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구위도 강력했다.
◆강한 투수진 육성 숙제 남아
현실은 냉혹했다. 바늘구멍과 같은 확률을 뚫고 8강에 올랐는데 참담한 결과를 맛봐야 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서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는데 정확히 7대2로 이기고 8강에 나섰다. 하지만 도미니카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가장 아쉬웠던 건 마운드. 한국은 대회 전부터 마운드에 균열이 생겼다. 원태인, 문동주, 안우진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투수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 가용 가능한 전력마저 줄어들었다. 결국 38살 베테랑 류현진까지 호출해야 했다.
예상대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들은 대회 1라운드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3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구속으로 상대를 누르지 못한다면 제구라도 좋아야 하건만 볼넷을 남발했다. 이번 대회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대표팀에서 아무도 없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 투수들의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4.9㎞. 출전한 20개 나라 중 18위에 그쳤다. 대만(149.5㎞)에도 크게 뒤졌다. 우리보다 속구 구속이 떨어지는 곳은 호주(144.4㎞)와 체코(139.0㎞)뿐이었다. 게다가 제구마저 좋지 않았다. 도미니카 타자들이 만만히 볼 만했다.
젊은 타자들의 모습에선 희망이 보인다. 문보경, 김도영, 안현민 등은 날카로운 타격 솜씨와 힘을 보여줬다. 다만 강력한 투수진 없이 더 전진하긴 어렵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처럼 매 경기 사력을 다해야 하는 승부에선 마운드가 단단해야 버틸 수 있다.
한국은 2028 LA 올림픽도 준비해야 한다. 개최국이라 자동 진출하는 미국 외에 5개 나라만 본선에 나간다. 아시아 대륙에 주어지는 진출권은 1장. 한국은 내년 프리미어12에서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우승해야 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티켓 1장이 걸린 올림픽 최종 예선이 마지막 희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