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설비에 플러그인형 AI 적용…중소 제조업도 공정 최적화 가능
현장 데이터 기반 '황금 레시피' 찾아 품질 편차 줄인다
한국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한국은 수출 7천97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의약품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5%(2025년 4분기 기준)으로 내려 앉았다.
대다수 업종은 중국의 추격과 공급망 리스크, 숙련공의 고령화 및 인력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기업들은 여전히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도가 높아 품질의 편차와 생산성 저하라는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향후 제조업은 기존의 대량 생산이 아닌, 정밀한 기술력으로 무게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대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한국재료공학'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제조로
한국재료공학은 제조 현장의 공정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적의 생산 조건을 제시하는 산업용 AI 설루션 기업이다. 기존 스마트팩토리처럼 대규모 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현재 사용 중인 장비에 부착형·플러그인형 모듈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준기 한국재료공학 대표는 "기존 설비를 바꾸지 않아도 바로 도입이 가능하다. 영세 기업이나 중소 규모 현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공정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온도, 송풍량, 압력, 원료 투입량 등 핵심 변수를 확보하고 이를 AI 모델로 학습시키는 구조를 구축했다"고 했다.
회사는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별 품질 편차 원인을 분석하고, 가장 안정적인 조건값, 이른바 '황금 레시피'를 도출해 현장에 제시한다. 현재 제조업 현장은 작업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거나, 불량 손실도 수치화되지 않아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불량이 반복되는 '경험 의존형' 제조에서 '데이터 기반' 제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특히 금속·비철금속·주조 분야의 경우, 불량이 겉으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손실이 누적되면서도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된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재료공학은 대시보드, 알람 등을 활용한 시각화 기능을 통해 현장 관리자, 경영진이 공정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존 설비 위에서 AI 전환을 시도할 수 있도록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역 중소 제조업 '재도약' 파트너
김 대표는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리사이클링 분야 학위를 취득한이후 무역 등 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비철금속을 비롯한 전략적 자원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가공하는 제련소 등 국내 현장은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체감한 것이다.
그는 "대형 제련소는 인력과 자본, 기술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이에 반해 중소·영세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숙련공 개인의 경험에 기대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설비를 써도 누가 작업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고 현장의 손실이 커지는 구조를 보며 AI 기반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대구경북을 사업 거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대구를 비롯해 경산·경주·구미·포항은 물론 인접한 부산·경남은 제조업과 금속, 뿌리산업 밸류체인이 밀집해 있다. 현장 밀착형 사업을 전개하기에 유리한 입지"라며 "현장과 함께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한국재료공학이 제조를 넘어 재자원화와 리사이클링 나아가 다른 바이오·헬스케어 등으로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현재는 제조업 현장과 상생하며 입지를 넓히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다.
끝으로 김준기 대표는 "모든 산업의 기초는 소재 산업"이라며 "제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실질적 파트너로 자리 잡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