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하는 이름, 시린 시간을 건너 피어난 진실

입력 2026-03-18 14: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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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이름은' 4월 15일 개봉
베를린 영화제 포럼 부문 호평작

영화
영화 '내 이름은'

배우 염혜란 주연의 영화 '내 이름은'이 4월 15일(수) 개봉 예정이다. 이름이라는 상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상처의 울림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영화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영옥'(신우빈 분)은 친구들에게 놀림 받는 이름을 개명하고 싶다. '영옥'이라는 이름이 인생 최대의 고민인 아들과 남자 아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그 이름을 지켜온 어멍 '정순'(염혜란 분)의 사연을 따라간다.

1998년의 봄, 촌스러운 이름 '영옥'이 콤플렉스인 18세 소년은 어쩌다 서울에서 전학 온 경태의 눈에 들어 난생 처음 반장 완장을 찬다. 하지만 영옥은 경태의 꼭두각시로 전락해 교실 안의 폭력을 무기력하게 방관하고 만다.

한편, 손자뻘인 아들을 홀로 억척스레 키워낸 어머니 정순에게도 지독하게 아팠던 1949년의 봄이 다시 찾아온다. 서울에서 새로 온 의사의 도움을 받아 까맣게 지워져 있던 어린 시절의 파편들을 하나둘 맞추기 시작한다.

분홍색 선글라스를 끼고 제주의 곳곳을 누빌수록, 반세기 넘게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그날의 슬픈 약속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부끄러워 버리고 싶었던 소년의 이름과 온몸을 바쳐 지켜내야만 했던 어머니의 1949년의 가슴 시린 기억이…. 가장 아픈 비밀에서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된 그 이름을 이제야 부른다.

기억조차 버거웠던 제주의 아픈 비밀이 시린 시간을 건너, 마침내 어머니와 아들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되어 피어난다.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영화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영화 '내 이름은'.

영화 '내 이름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염혜란 배우 특유의 몰입도 깊은 연기력과 영화 '부러진 화살' '소년들'의 정지영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제주의 상처와 회복을 잔잔한 화면과 절제된 음악으로 작품을 풀어낸다.

작품이 지닌 제작 배경도 눈길을 끈다. 영화는 제주 4·3 평화재단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제주도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모아 제작에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