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환율 1500원 턱밑·코스피 폭락…한국경제 '트리플 충격'

입력 2026-03-09 19:06:45 수정 2026-03-09 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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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온다"…물가·성장 동시 압박 '외통수' 우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9일 국제유가가 약 3년 8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급등과 함께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국내 증시는 또 급락했다. 한국경제가 다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전 7시쯤 국제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

세계 원유 수송의 대동맥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히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하는 등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이날 한 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가 급등은 환율과 국내 증시에 곧바로 영향을 끼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9.1원 뛴 1,495.5원으로 집계됐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가장 높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6% 가까이 급락했다.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된 데 이어 오전 10시 31분쯤에는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 안에 2번 이상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을 가장 우려한다. 고유가·고환율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심리가 악화하면 내수·투자 회복 기대도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일 때 한국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소비자물가는 2.9%p 급등하고, 경상수지 감소액은 76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경기침체를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