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의결(議決)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중 '법왜곡죄'는 '고소·고발법'이라 할 만하다. 형사사건에서 수사나 재판에 불만이 있는 경우 너도나도 고소·고발할 수 있게 돼서다. 대상은 형사사건을 재판하는 법관, 공소 제기·유지하는 검사, 범죄 수사하는 경찰 등이다. 이들은 특정인을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하기 위해 적용해야 할 법률을 적용하지 않거나 조작 또는 고의로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법왜곡죄가 거론될 때 주로 등장하는 대상은 판·검사다. 이들이 작정하고 조작·왜곡할 때 국민에게 끼치는 피해와 폐해(弊害)가 큰 데다 접하기도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경찰에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담당 사건 건수도 경찰이 검사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경찰에 접수된 형사사건은 2024년 기준 158만여 건인데, 검찰로 송치해서 또는 자체 종결해서 불만을 품을 수 있는 고소·고발도 계산상으론 이만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가 더 제한되면서 사실상 형사사건의 99%를 경찰이 담당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건마다 민원성 고소·고발에 직면할 수 있는 등 법 왜곡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다.
수사 지연도 국민 피해와 직결(直結)되는 부작용이다. 법왜곡죄를 의식해 논란이 될 만한 사건은 미루거나 기계적으로 검찰에 송치해 버릴 수 있어서다. 수사 지연은 사법 3법 도입으로 우려되는 재판 지연보다 국민에게 더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의도적 왜곡' 등의 개념도 추상적이고 명확성이 떨어져 방어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 이유 중 하나가 '정치 검찰'인데 경찰이 정치적 사건에 더 민감할 수도 있다.
경찰도 걱정하고 있다. 경찰청은 앞서 법왜곡죄 입법과 관련해 '경찰관을 상대로 무분별한 고소·고발 남용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의 경우 고소·고발이 많은데 법왜곡죄까지 도입되면 '고소·고발 공화국'이 될 수도 있다. 법왜곡죄 도입으로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이 고소·고발의 늪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지만, 부디 기우(杞憂)이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