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극동 용선료 사흘 만에 2배↑…韓 수출비 부담 더 커졌다

입력 2026-03-05 19:53:06 수정 2026-03-05 19: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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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 현실화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번지면 수입 의존도 높은 한국 직격탄
저장 시설 포화 산유국 감산 땐 단기적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방공망에 격추된 이란의 드론 잔해가 푸자이라 석유 산업 지대에서 떨어져 불길이 치솟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HD오일뱅크, GS칼텍스 등 한국 원유 운반선 7척이 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파악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방공망에 격추된 이란의 드론 잔해가 푸자이라 석유 산업 지대에서 떨어져 불길이 치솟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HD오일뱅크, GS칼텍스 등 한국 원유 운반선 7척이 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파악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의 대동맥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과 원유 생산이 급격한 변동성에 휩싸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상운임 폭등, 전방위 확산

5일 글로벌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 해역을 지나던 선박들이 대거 계류되거나 운항이 중단되면서 전세계 해상 운임 급등이 도미노처럼 번지는 상황이다.

당장 유조선 스팟(단발성) 운임을 나타내는 유조선지수(WS)는 3일(현지시간) 기준 465.56포인트(p)를 기록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224.72p에서 이달 2일 410.44p로 급등한 데 이어 하루 만에 55p 이상 추가 상승했다.

중동~극동 노선을 운항하는 27만t급 초대형 유조선(VLCC)의 하루 용선료 역시 같은 기간 21만8천달러 수준에서 42만3천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유조선 용선료는 해당 노선을 오가는 선박을 하루 빌리는 비용으로 향후 운임으로 연결되는 선행지표다.

운임 상승과 함께 해상 보험료도 급격히 올랐다. 블룸버그는 중동 걸프 지역에서 중국까지 대형 유조선으로 원유 200만 배럴을 운송하는 비용이 4일 기준 2천900만 달러(약 424억 원)로 2주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해운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컨테이너선 운임의 향방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7일 1천333.11p를 기록했으며, 이달 6일 발표될 새 수치에 시선이 집중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운임 상승이 컨테이너선까지 번질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은 총체적 비용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수급 비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산유국은 저장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른 경우도 있어 국내 원유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세계 5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의 발이 묶이면서 수출하지 못한 원유를 저장고에 보관했으나 이라크의 저장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 같은 감산이 다른 산유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비교적 충분한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저장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산유국 감산에도 단기적으로는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쳐 상당한 규모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제 에너지 기구(IEA) 기준 한국의 석유비축 지속일수는 약 208일으로 가입국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