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국가철도망계획 지연…지방 사업 요구액 600조, 한도는 43조?

입력 2026-03-05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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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상반기 발표 목표 차질…예산처에 실링 확대 요구 중
수도권보다 지방 노선 우선…"B/C 낮아도 정책 평가로 지방 사업 반영"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은 5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6.3.5. 국토부 제공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은 5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6.3.5. 국토부 제공

올해 상반기 확정 발표를 목표로 했던 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와 맞물리며 자치단체에서 요구한 사업비 총액이 600조원에 달하는 반면 반영 가능한 예산 규모와 큰 격차가 생기면서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은 5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애초 5월 상반기 확정 발표를 목표로 했지만 지방에서 너무 많은 사업을 추가로 요구해왔다"며 "파악한 사업 요구액이 총 600조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4차 국가철도망계획을 보면 전체 반영 사업비 100조원 가운데 신규 사업이 43조원이었다. 이번 5차 계획에서도 기획예산처로부터 비슷한 수준의 예산 지출한도(실링)를 받을 경우 600조원이 넘는 요구를 43조원 안에 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홍 차관은 "최대한 그릇에 담으려면 실링을 키워야 한다"며 기획처에 국가철도망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순위 기준도 밝혔다. 수도권 사업은 경제성 분석(B/C)에서 유리하지만, 지방 노선은 수익성이 낮아 B/C만으로는 사업 반영이 어렵다.

홍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업무보고에서 지방 사업은 B/C가 덜 나와도 정책적 판단을 통해 지방 노선을 많이 담으라고 말씀하셨다"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사업보다 지방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B/C가 낮은 지방 노선은 정책 평가 방식으로 사업성을 보완해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지방 중심 철도망 확충의 정책적 의미도 강조됐다. 홍 차관은 "기업이 지방에 투자하려면 도로·철도·항만·공항 같은 기반시설이 전제돼야 한다"며 철도 인프라의 균형발전 효과를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예산당국의 판단이다. 지방 노선 확대를 위한 정책적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총사업비 한도가 유지되면 반영할 수 있는 사업 규모에 한계가 생긴다.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과제로 내건 이재명 정부 기조와 맞닿아 있는 만큼 기획처가 이번 5차 계획에서는 예산 확대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국가가 추진할 철도 노선과 사업 우선순위를 담는 법정 계획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은 5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6.3.5. 국토부 제공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은 5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6.3.5. 국토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