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하면서 중동을 새로운 시장으로 점찍고 공략해 온 국내 식품·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물류비와 생산비 등 원가 부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기 변수에 그칠지, 글로벌 경기와 소비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리스크로 확대될지에 따라 향후 대응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업 불확실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원유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연일 국제 유가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물류비와 전기·가스 요금이 상승하고 물가에 전방위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해상 운임까지 급등할 우려가 있다.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업계는 비용 압박이 커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K푸드 시장 확대에 나선 식품업계는 중동 지역 진출을 가속화해 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중동 수출액은 4억1천만 달러(약 6천1억원)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지만,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우회 운송이 불가피해 물류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유가 상승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물류비와 생산비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동 경유 여행' 올스톱
국내 여행업계는 항공 노선 변경과 환불 조치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중동지역 7개국 중 관광 상품을 운영하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 한곳에 불과해 직접적인 여행 수요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동 지역을 경유해 유럽 등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아 상품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여행사들은 중동을 경유하거나 방문하는 상품에 대해 선제적으로 환불 조치를 하고 출발을 앞둔 고객의 대체 일정과 노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UAE 체류 중인 여행객의 안전 관리와 추가 비용 처리 문제도 주요 대응 과제로 부상했다. 여행사들은 잔여 예약 취소 여부와 보상 기준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며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두바이, 아부다비, 카타르를 경유하거나 방문하는 상품은 지난 8일 출발 고객까지 요청이 있을 경우 전액 환불하고 있다"면서 "이후 출발 고객에 대해서는 직항이나 대체 경유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사와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피해 상황 파악과 지원 체계 가동에 착수했다.
중기부는 중동 지역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와 온라인 신고 접수를 통해 물류 차질과 수출 애로 등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중기부는 차관 주재로 협력단체와 지방청,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중동 상황 관련 중소·벤처기업 피해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이날 1차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피해가 확인될 경우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수출바우처 한도 확대 등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관계부처와 협업해 추가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중동은 중소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의 대(對)중동 수출은 64억5천만달러로 전체의 5.4%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