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사건 전담하는 대구회생법원, 법원장 1명 포함한 법관 9명으로 출발
대구, 지난해 개인회생·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전년도보다 19.3% 증가한 1만6천471건
"도산 전문 법관·인력 중심으로 지역민들의 경제적 재기 시점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
대구에서 도산 사건을 전담하는 '대구회생법원'이 3일 문을 열었다. 불경기 여파로 회생·파산 신청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담 재판부 출범으로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지역민의 재기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회생 전문 사법 기능이 대구로 재편됨에 따라 영남권에서 대구 법원의 위상 역시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회생법원은 회생·파산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법원이다. 대구를 비롯해 광주와 대전에서도 지난 1일 회생법원이 각각 문을 열었다. 이는 지난 2024년 11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로써 기존 서울·수원·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도산 사건만을 담당하는 회생법원은 모두 6곳으로 늘었다.
이날 오후 4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법원종합청사에선 대구회생법원 개원식이 열렸다. 9명의 법관이 배치된 회생법원은 대구지법 신관 4층에 마련됐다. 전체 면적 1천332㎡ 규모에 법원장실 1개와 판사실 7개 등을 갖췄다. 초대 대구회생법원장에는 심현욱(사법연수원 29기)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현재 회생법원 청사는 임시 공간으로, 내년 9월 달서구 이곡동 옛 식품의약품안전청 건물(약 3천260㎡)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리모델링 예산 확보와 공사 일정에 따라 단독 청사 개원 시점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회생법원 설립 배경은 지역 경제 구조와 맞닿아 있다. 중소사업체 비중이 높은 탓에 개인과 법인의 회생·파산 신청이 꾸준히 늘었고, 지방법원 단위에서 이를 모두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커졌다. 관할 인구 대비 도산 사건 접수 규모가 큰 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회생법원 설치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구는 회생법원이 없던 지역 가운데서도 도산 사건 접수 규모가 큰 곳으로 꼽힌다. 사법정보공개포털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1만6천471건으로,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법인회생·법인파산 접수 또한 206건에 달해 대전 지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역 내 도산 건수가 급증하면서 처리 기한도 장기간 지연돼 왔다. 개인회생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접수부터 인가 결정까지 소요된 기간은 464일로 전년도(350일)보다 33% 길어졌다. 이는 전국 법원 평균 소요 기간인 298.4일보다 56% 높은 수치다.
법조계에서는 대구회생법원 설치로 도산 사건의 처리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회생법원이 단순한 채무 감면을 넘어 채무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재기 시점 역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는 "대구지법에 있던 도산 재판이 회생법원으로 가게 되면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회생과 파산을 전담하는 구조인 만큼 사건 처리 기준에 일관성을 확보하고 업무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회생법원 관계자는 "도산 전문 법관과 전담 인력을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하게 되면서 경제적 재기를 희망하는 이들의 사회 복귀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실 채무를 신속히 정리하면서 지역 경제의 불안 요소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