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로봇 수도' 대구…'휴머노이드 승부수'

입력 2026-03-01 13: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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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특화단지 정조준한 대구시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

대구가 핵심 부품 국산화와 앵커기업 중심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지정에 도전한다. 대구시 제공
대구가 핵심 부품 국산화와 앵커기업 중심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지정에 도전한다. 대구시 제공

대구의 'AI(인공지능) 로봇 수도'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10조원 규모의 AI·로봇 등 미래 신산업 투자를 추진하는 등 대규모 국책 사업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가 잇따라 타 지역으로 향하면서 대구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앞세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승부수를 던졌다. 핵심 부품 국산화부터 완제품 생산, 제조 AI 융합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기계부품 중심의 기존 제조 DNA를 로봇 산업으로 확장해 지역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 로봇 특화단지 조성 전략

대구시의 휴머노이드 로봇 특화단지 조성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핵심 부품과 제조 산업을 연계한 실증 중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액추에이터·제어기·센서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제조기업과 연계한 현장 실증을 병행해 로봇 기술과 제조 AI를 융합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조립 산업이 아니라 부품–완제품–수요기업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 전반을 지역 안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는 앵커기업 중심의 완결형 밸류체인 생태계 조성 및 기업 육성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 산격청사에서 로봇 전문기업 10곳과 휴머노이드 및 인공지능 첨단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참여 기업은 LS메카피온, 에스엘, 삼익THK, 삼보모터스, PHA, 베이리스, 성림첨단산업 등 지역 부품·수요기업과 두산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완제품 기업 10곳이다. 부품기업–완제품기업–수요기업 간 제휴를 통해 '로봇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협력을 본격화하는 것이 골자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별도 협약을 체결하며 앵커기업 안착 전략을 구체화했다. 두 기관은 지역 공장 증축과 실증 공간 확보, 특화단지 지정 협력, 전문 인력 채용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연간 8천대 수준인 생산 능력을 2만대 규모로 확대하고, 제조 공정에 AI를 도입해 자동화율을 50%에서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제조 혁신과 생산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대구를 휴머노이드 생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점유율 1위 HD현대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 인프라와 인력 양성 전략도 병행된다. 대구시는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 기술·성능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로봇 융합 기술 중심의 전문 인재 양성과 재직자 역량 강화에 나선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글로벌혁신 특구 등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증과 인증, 사업화를 연계하는 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로봇 기업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구에는 251개 로봇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전국 4천521개사 가운데 5.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용 인원은 2천859명으로 전국 5만1천758명의 5.5% 수준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매출 비중이다. 대구 지역 로봇 기업 매출은 1조2천313억원으로 전국 총매출 10조2천567억원의 12%를 차지한다. 기업 수와 종사자 비중보다 매출 비중이 2배 이상 높다. 이 같은 배경에는 HD현대로보틱스와 삼익THK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일본 야스카와전기, 독일 쿠카로보틱스, 스위스 ABB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집적해 있는 산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지역의 한 로봇기업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학습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테스트베드 구축과 빅데이터 수집 환경이 갖춰져야 대구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