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 지음/ 서고 펴냄
지역의 이름은 흔히 배경으로 소비되지만, 누군가의 삶에서는 그 자체가 서사가 된다. 서명수 작가의 신간 '의성에 살으리랏다'는 경북 의성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삼아 한 개인이 지역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에세이다.
이 책은 도시의 속도에서 한 발 비켜선 삶을 선택한 저자의 일상에서 출발한다. 의성의 계절, 마을 사람들과의 느슨한 교류, 농촌에서 마주하는 노동과 휴식의 리듬은 과장 없이 차분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귀촌'이나 '힐링'이라는 단어로 쉽게 환원되지 않는 현실의 결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시골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는 일인지를 묻는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지역을 낭만화하지 않는 태도다. 불편함과 고립,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발견되는 작고 확실한 변화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의성의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밀어 올리는 능동적인 존재로 기능한다.
'의성에 살으리랏다'는 지방 소멸과 지역 정주에 대한 담론을 개인의 체험으로 풀어낸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질문을 건넨다. 212쪽, 2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