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부터 시행…지자체·민간 인력 부담 여전
전문가 "지역에 예산 지원·충분한 자율성 부여해야"
지자체, 특화사업 발굴 등 노력 기울여
오는 3월 27일부터 '지역돌봄 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지역 관계 기관들이 바쁘게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 돌봄 체계인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대구시가 장기요양 등급인정자와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통합돌봄 대상자는 약 12만명 규모로, 법 시행 한달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지만 현장 일손 부족과 재정 부담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다.
◆일손 부족·예산 부담…현장 불만
2024년 3월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내달 시행됨에 따라 전국 지자체가 막바지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더딘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로 지자체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돌봄을 본격 시행하는 올해 대구시가 확보한 관련 예산은 약 66억원이다. 이중 3할에 해당하는 21억7천800만원은 공무원 132명분의 6개월치 인건비에 해당한다. 당초 대구시가 보건복지부에 통합돌봄 사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요청한 235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올해 통합돌봄 사업을 위해 사회복지직과 행정직 등 150명 규모 채용을 단행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정원 내에서 2~8명 상당의 인력을 재배치해 통합돌봄 업무를 진행 중인 구·군청에서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 기초단체 통합돌봄 관계자는 "현재 소수 인원으로 대상자 발굴, 신규 사업 발굴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각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기존 복지 담당자가 통합돌봄 업무를 추가로 맡는 등 일손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기존 업무도 과중한데, 새로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사전 준비부터 우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려준 사업임에도 예산 부담과 운영은 모두 지자체가 떠안고 있다"며 "통합돌봄은 대상자가 취약계층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되는 만큼 기존 서비스에 편입되지 못하는 대상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신설해야 하는데, 이 역시 지자체 부담"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돌봄에서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민간 영역의 부담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문진료를 담당하는 재택의료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세 명으로 팀을 꾸려야 해 인건비 부담과 인력 확보 어려움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을 어떻게 채워야 하나 고민이 많다"며 "이미 공공의료 부분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데, 재택의료센터를 하겠다고 자원하고 나서는 의료기관이 잘 없어서 시군별로 1곳 이상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는 "의원급인 1차 의료기관이 대부분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게 될 텐데, 이런 소규모 기관에서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를 추가로 채용하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민간에 돌봄 업무를 맡기다 보니 서비스 질 평준화 문제나 방문 진료 중 병원 내 진료 공백 등 비효율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홍보이사는 "통합돌봄 모델이 된 일본의 경우 정부가 지자체와 민간에 지역 맞춤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함께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며 "장기적으로 통합돌봄 확대에는 동의하나, 현재 사업은 충분한 논의 없이 급박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분주히 준비…특화 사업 개발도
'지역돌봄 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지자체들이 분주히 준비 중인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준비지표 달성률이 9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관련 조례 제정 ▷전담 조직 설치 ▷전담 인력 배치 ▷사업 신청 ▷서비스 연계 등 사업 운영 경험 지표 달성률은 전국 평균 91.9%다.
대구는 평균을 다소 웃도는 97.8%로 나타났지만, 경북은 18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낮은 77.3%로 집계됐다.
각 시군구는 지표에 따라 조례 제정, 전담팀 신설, 재택의료센터 확충, 사례자 발굴 및 서비스 연계 등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 경우 오는 3월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인 군위군을 제외한 모든 구·군이 5개 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북은 1월 기준 22개 시군 중 8곳이 조례 제정을 하지 못했고, 절반 이상인 13곳이 서비스 연계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도 차원의 통합돌봄 TF 구성이 올해 초에 이뤄진 만큼 사업 시행에 대한 지자체 독려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자체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병원 동행, 가사 지원, 운동 지원 등 신규 서비스뿐 아니라 특화사업 시행도 준비하고 있다.
달서구는 민간 협력 형태로 한의사 협회와 협약을 맺고 한의사들이 대상자 자택에 방문해서 진료하는 '달서한의방문진료' 사업과 노인·주민·복지기관·대학생·아동 등이 통합돌봄 서비스에 참여하는 '달서가 돌봄단' 사업 등을 진행한다.
북구는 생애 말기 환자를 의료기관에서 연계 받아 대상자로 선별하는 사업 등을 구상 중이다. 남구는 LH를 통해 퇴원 환자에게 임시 주택을 지원하는 '돌봄 보금자리' 사업과, 장기요양 등급 외 대상자에게 협약을 맺은 민간 한·양방 의료인과 간호·사회복지직을 매칭해 방문진료하는 '방문의료센터' 사업을 협의 중이다.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통합돌봄의 핵심은 살던곳에서 누리는 건강한 노후"라며 "대구시는 어느 한 분도 소외되지 않는 빈틈없는 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