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빗썸 오지급 사태 긴급현안질의...여야, 빗썸과 당국 모두 질타
금감원, 5대 거래소 전수 조사 착수...'무과실 책임' 도입 검토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긴급현안질의가 이뤄진 가운데 이재원 빗썸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금융당국은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무과실 배상 책임 제도의 도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한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이재원 빗썸 대표를 비롯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출석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6일 빗썸 소속 대리급 직원의 '입력 실수'에서 시작됐다. 이벤트 보상으로 약 62만개(당시 시세 약 62조원)의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빗썸은 실제 보유하지도 않은 비트코인을 전산상으로 지급해, 사실상 '유령 코인'을 유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경쟁사인 업비트는 5분, 이더리움은 12초 만에 장부 대조가 이뤄지는데, 빗썸은 하루가 지나서야 대조를 한다"며 "불과 1억원이면 구축할 수 있는 예방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아 대형 사고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빗썸의 실제 보유량은 4만2천개 수준인데 장부상 62만 개가 발행된 것은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판박이"라며 "실시간 잔고 대조 시스템도, 대규모 지급에 대한 검증 절차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재원 대표는 "지급 물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으나, 이번 오지급 과정에서 자체 보유량과 크로스체크하는 검증 시스템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시스템의 허점을 시인했다. 이 대표는 "최종 책임자로서 참담하고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빗썸의 오지급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이 대표는 "감사실 확인 결과 과거에도 소규모의 오지급 사례가 두 차례 더 있었으나 모두 회수됐다"고 밝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테더(USDT) 가격 왜곡 사태 당시에도 시스템 강화를 약속했으나 실질적 개선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2018년에도 시스템 허점으로 검증되지 않은 거래가 입금 처리된 사례가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추가 피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태를 키운 건 금융당국의 느슨한 감독 탓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 준하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이용자보호법 제정 당시 후속 입법을 요청했음에도 당국이 속도를 내지 못해 제도 공백이 생겼다"며 금융당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또한 "삼성증권 사태 때 확실히 점검했다면 이번 일은 막을 수 있었다"며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을 질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뒤늦게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빗썸에 대한 현장 점검을 '검사'로 격상하고, 빗썸을 제외한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4대 거래소에 대해서도 긴급 현장 점검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번 주 내로 주요 거래소 점검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에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하고, 사고 발생 시 거래소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를 보상하는 '무과실 손해배상' 책임 부과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빗썸은 이번 사태의 수습책으로 회사 고유자산을 투입해 1천억원 규모의 '고객보호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