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룰'에 종목 700→650개 축소…거래량 상위 50개 제외
1월 거래량·거래대금, 전월比 2배↑…시장 점유율 20% 돌파
프리·애프터마켓 상·하한가 반복…출범 1년째 가격 왜곡 지속
연초 국내 증시의 활황으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몸집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지만, 프리·애프터마켓에서 반복되는 가격 왜곡 현상이 출범 1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어 투자자 피해와 시장 신뢰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급성장에 걸맞은 매매 인프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12일부터 6월 말까지 거래량 상위 50개 종목을 매매체결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거래 가능한 종목 수는 기존 700개에서 650개로 줄어들며 6월 말에는 3분기 거래 대상을 새로 선정한다.
이는 대체거래소 거래 제한 규제인 '15% 룰'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조의3 2항은 매월 말일 기준 대체거래소의 과거 6개월 평균 거래량이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평균 거래량의 15%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거래 제한 조치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 ▲HJ중공업 ▲LG디스플레이 ▲대우건설 ▲대한전선 등이 제외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원익홀딩스 ▲HPSP ▲LS머트리얼즈 ▲유진로봇 ▲제주반도체 등이 포함됐다.
올해 국내 증시의 활황으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거래대금은 가파르게 치솟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기준 넥스트레이드(프리·메인·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량은 1억3663만주였지만, 1월에는 3억771만주로 125.21% 급증했다. 2월(1~9일)에도 3억5331만주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거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기도 했다.
거래대금의 경우 지난해 12월 일평균 7조848억원에서 1월 20조3504억원으로 187.24%나 늘었고 2월 들어 9일까지도 21조5459억원(+5.87%)을 기록 중이다. 특히 출퇴근길 거래가 늘어나면서 1월 20일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대금(16조2876억원)은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72조4154억원)의 22.5%를 차지했다.
반면 불어난 거래 규모와 달리 넥스트레이드의 가격 왜곡 현상은 출범 1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시장 신뢰를 흔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6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29.94% 급락한 가격에 체결되며 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가격 왜곡은 삼성전자에 그치지 않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엘앤에프 등 주도주 다수가 가격제한폭 하단에 거래되기도 했다.
넥스트레이드의 가격 왜곡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프리마켓 시초가가 상·하한가를 기록한 사례는 총 150건에 달했다. 123거래일간 주식이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한 번 이상 가격이 널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처럼 유동성이 얇은 시간대에서 상·하한가 등 극단적 가격이 형성되면 실제 수급과 괴리된 가격 신호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왜곡이 정규장 변동성을 키우고 가격발견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이 매칭되면 즉시 거래가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시초가를 정한다. 정보가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1주만으로 상·하한가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이에 넥스트레이드 측은 오는 9월께 시간 단일가와 정적 V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시간 단일가와 정적 VI는 현재 9월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다만 시스템 구축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시점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매매 인프라 문제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상·하한가 등 비정상 체결이 반복되는 것은 분명한 문제로 가격·지수·차트 왜곡까지 초래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국과 거래소가 조속히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시간 단일가와 정적 VI를 9월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은 시장 혼란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늦은 대응"이라며 "시세조종 등 시장 교란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전수 점검과 신속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