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무직도 대화만으로 업무 자동화 소프트웨어 제작
대구경북 SW 기업들 프로젝트 감소·인력 재편 압박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소프트웨어(SW) 산업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AI 전문기업 앤트로픽이 내놓은 클로드의 새로운 모델이 시장에 충격을 던지면서, 지난해 AI 패권에 균열을 낸 딥시크 사태를 뛰어넘는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앤트로픽이 공개한 '클로드 코워크'는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앱(응용소프트웨어)을 단시간에 만드는 기능을 수행한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무직도 AI와 간단한 대화를 통해 업무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앤트로픽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법률과 금융, 마케팅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오픈소스(누구나 열람·수정 가능한 기술)를 배포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 혹은 맞춤형 SW가 맡았던 핵심 기능을 AI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클로드 코워크가 높은 성능을 입증하자 SW 업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범용 AI가 고가의 전문 기업용 SW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 것. 기존 SW 제품은 대체가 어렵고 구독료 등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나, AI가 현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AI가 SW를 희소 자산에서 누구나 찍어낼 수 있는 저렴한 공공재로 전락시킬 위기"라며 "기존 SW 기업들의 수익 모델 자체를 붕괴시키는 시장 파괴적 현상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 클로드 열풍에 대해 "반복 학습을 통해 높은 프로그래밍 역량을 갖추고 있다. 사람에 비해 짧은 시간에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ICT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이미 AI 기술 발전으로 프로젝트 수요가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도 적지 않고, AI 도구 발전으로 초급 개발자 채용을 축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구의 한 SW기업 대표는 "고객사에서 자체 AI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일을 맡기지 않아 작년 실적이 3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기존 인력을 전환 배치하고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AI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다른 지역 소재 IT업체 대표는 "여럿이서 하던 일을 팀장이 혼자 AI를 도구로 활용하면 충분히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신입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도구를 도입한 결과, 직원들이 반도체와 컴퓨터 시스템 설계라는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됐다"며 "AI가 SW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