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철 한화자산운용 매니저
조·방·원, 밸류 부담에도 펀더멘털 견고…중장기 성장 여력 충분
"단순 기대감 아닌 숫자로 성장 확인…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
"조·방·원(방산·조선·원전) 세 가지 산업은 지난해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우호적인 글로벌 환경과 수주 확대, 실적 개선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어 일시적인 주가 조정을 보인다면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내 주식시장 주도주엔 반도체·자동차 외에도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이 빼놓을 수 없는 축으로 꼽힌다. 다만, 단일 종목을 일일이 찾아 투자하려면 종목 수가 너무 많아 번거로운 데다 업황과 실적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도 필요해 개인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적지 않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K방산조선원전'은 이 같은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됐다. 국내 펀드 중 유일하게 '조·방·원'을 하나로 묶었고 지수를 추종하되 산업별 비중과 구성 종목을 비교적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TF(상장지수펀드) 대비 종목 수와 산업 구성에 대한 제약이 적어 특정 산업과 핵심 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이 상품을 운용하는 김용철 한화자산운용 매니저(사진)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중 패권 경쟁, 에너지 안보 등 조·방·원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며 "펀드 기획 단계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게 아닌,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세 산업을 묶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방산업은 전 세계적인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무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특히 러시아산 무기 체계를 주로 수입하던 국가들은 사실상 한국이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수혜 기대감이 높은 섹터로 김 매니저는 평가했다.
조선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한국이 핵심 파트너로 떠올랐다. 원전의 경우 글로벌 AI(인공지능) 패권 경쟁에 따른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매니저는 "글로벌 패권 경쟁에 기반한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어떤 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국내 조·방·원 기업들이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성장 가시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K방산조선원전' 펀드의 구조적 성장 기대감은 이미 수익률에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해당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코스피(17.45%)·코스닥(18.68%) 지수를 웃도는 27%로 집계됐다. 순자산액은 511억16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설정 이후 약 6개월여 만에 500억원을 돌파했다.
◆수주·실적·환경 삼박자…조·방·원, 중장기 성장 스토리 유효
김용철 매니저는 조·방·원 산업 성장이 단순한 기대감에 그치지 않고 향후 수주와 실적 등 숫자로 확인될 것이라며 '한화 K방산조선원전' 펀드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 가지 산업들은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들이 아니라 실제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실질적으로 실적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방산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EU(유럽연합) 방위비 압박, 중동 국가들의 노후화 장비 교체 수요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김 매니저는 "최근 몇 년간 국가별 분쟁이 지속됨에 따라 무기 체계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미 무기 체계를 구축한 국가 가운데, 특히 중동의 경우 노후·구식 무기 교체 수요도 상당한 편"이라며 "올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도 유럽과 중동 지역 중심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며 질적·양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업은 LNG 운반선 산업 수주와 마스가 프로젝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저가 선박 수주 물량이 정리되고 올해부터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글로벌 LNG 산업에서 글로벌 발주사들이 현실적으로 요청할 곳이 국내 조선사가 유일한 대안인데다 고부가 선박 인도·마스가 프로젝트까지 맞물리면 한국 조선업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한 미국의 조선업 부흥을 위한 노력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선업은 단기가 아닌 장기적으로 접근해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원전의 경우 전 세계가 급작스럽게 탈원전 기조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게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단순히 1~2년에 끝나는 게 아닌 십 수년간 이어지는 원전 프로젝트 특성상 프로젝트 수주·기자재 발주에 따라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8년까지 대형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전) 1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체코·루마니아·폴란드 등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국가들의 프로젝트 참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매니저는 "조·방·원 세 가지 산업은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나 밸류에이션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는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리스크 관리 출신 매니저의 운용 원칙
김용철 매니저는 '한화 K방산조선원전 펀드'의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 변동성에 대비해 산업별 비중과 구성 종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수익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펀드는 기본적으로 방산에 40%, 조선과 원전에는 각각 30% 비중으로 투자하도록 설계했다. 단순 일시적인 가격 변동 시에는 비중을 조정하지 않지만, 특정 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될 만한 갑작스런 악재가 닥친다면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예컨대 방산 산업의 수주 환경이나 실적 가시성이 급격히 악화한다고 판단되면 방산 비중을 40%에서 30%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산업별 비중 한도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업종별 리스크에 대해 김 매니저는 "방산은 최대 고객 중 하나인 EU가 자체 방산 체계 구축을 본격화했는데, 향후 생산 능력이 확대될 경우 국내 업체에 대한 수요가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선·원전 산업은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특성상 수주 시점과 실제 실적 반영 사이의 시차가 길고, 개별 프로젝트의 일정 지연이나 발주 연기 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 중심의 운용 방식은 그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김 매니저는 금융수학 석사를 졸업한 뒤 증권사 리스크관리 부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시장 변동성과 위험 요인을 수치로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투자 판단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ETF 시장의 성장성과 매력을 느끼고 지난 2022년부터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에 합류해 업무를 전환했다.
또 그의 운용철학과도 직결된다. 김 매니저는 "최근 시장 전망 보고서들을 보다 보면 너무 긍정적인 얘기들밖에 없는데, 이때마다 간과하기 쉬운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한다"며 "각 산업의 긍정적 전망이 단순한 기대감에 그치는지, 실제 수주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는지, 또 그것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등을 자료를 통해 확인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용철 매니저는 "최근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과 ETF, 펀드 등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 특정 산업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테마만 볼 것이 아니라 각 상품의 구성 종목과 비중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같은 산업이라도 어떤 기업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해당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기업을 충분히 편입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화 K방산조선원전' 펀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