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빵값 비쌌나…밀가루 6조·설탕 3조원 담합 무더기 적발

입력 2026-02-02 21:20:18 수정 2026-02-02 22: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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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밀가루, 설탕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재를 중심으로 수년간 담합을 벌인 주요 업체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담합을 통해 챙긴 부당 이득은 최대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2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민 생활 필수품을 중심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담합 사건을 집중 수사해 총 5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5개월간 밀가루, 설탕, 한국전력 발주 입찰 등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왔다. 관련 업체들은 각 품목별로 담합 시기와 가격 변동 시점을 서로 조율하며 시장 가격을 왜곡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밝힌 가장 큰 규모의 담합은 국내 제분사들이 벌인 밀가루 가격 담합이다.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6개 제분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20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밀가루 가격의 변동 시기와 폭을 서로 합의하는 방식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5조9천913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기간 밀가루 가격은 최대 42.4%까지 올랐다. 일부 인상분이 완화된 이후에도 담합 이전 대비 약 22.7%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탕 시장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담합이 적발됐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국내 주요 제당사들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폭을 합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설탕 가격은 최대 66.7%까지 급등했고, 총 담합 규모는 3조2천715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 요청을 받은 뒤 수사를 확대해 대표급 임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임직원 9명을 불구속 기소, 관련 법인 2곳도 함께 기소했다.

아울러 한국전력의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 과정에서도 조직적인 담합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 현대, LS 등 10개 업체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전이 발주한 145건의 GIS 입찰에서 낙찰자를 사전에 합의하고 낙찰 가격까지 조율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총 6천776억원이며, 업체들이 취득한 부당 이득액은 최소 1천6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4개 주요 기업 임직원 4명을 구속 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전체 담합 규모는 밀가루 5조9천913억원, 설탕 3조2천715억원, 한전 입찰 6천776억원 등 총 9조9천404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부당이득 추산 방식에 따라 업체들의 실질 이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가루의 경우 원재료인 원맥 가격과 밀가루 판매가 간의 차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업체 측에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계산해도 약 1천70억 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가장 불리한 방식으로 추산하면 약 3천124억 원이 된다. OECD 기준을 적용할 경우, 매출액의 15%를 부당이득으로 간주해 8천986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미국에서 개인이 담합에 가담했을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 달러 이하 벌금에 처한다. 반면 한국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