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점 따라 변화?…"강·약달러 모두 원해"

입력 2026-02-01 20:06:34 수정 2026-02-01 20:08:25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트럼프·재무 달러 정책 엇박자 왜

'약달러', '강달러'를 둘러싼 외환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에 대해 "훌륭하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고수해 왔다"고 말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달러 가치가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달러 가치를 책임지는 재무장관이 황급히 진화에 나선 격이다. 대통령과 재무장관이 달러 가치에 대해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약달러'와 '강달러'를 모두 원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약달러 기조?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미국은 전략적으로 '약달러' 정책을 펼친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한국, 중국 등과의 무역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달러 가치를 낮춰 미국 기업들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 국가부채 문제도 해소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 상승을, 이보다 낮으면 달러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95.55까지 내려가며 2022년 2월 이후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약달러·저금리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기업들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법인세 등 세수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스트 벨트' 제조업 노동자들 표심을 얻기 위해 약달러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윤민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달러인덱스를 보면 전체적으로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 재정적자가 심하기 때문에 빚을 줄이기 위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달러 기조?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발언과 달리 28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갖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글로벌 외횐시장에서 베선트 장관 발언은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달래는 역할을 했다. '강달러' 발언 이후 달러 가치는 작년 11월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주요 6국 대비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앞서 95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96.7 수준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달러'와 '강달러'를 모두 원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강달러가 의미하는 '기축 통화국으로서의 달러', '패권의 위상'도 포기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추진한 배경에도 달러화 강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강달러, 약달러 논쟁과 혼란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