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미국 없이 유럽 방어? 불가능"
스웨덴, 영국·프랑스와 핵우산 공유 논의
프랑스 '전략적 자율성' 확보 주창
유럽, 전쟁 수행 능력 확보? "한계 뚜렷"
미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 간 독자 방위론이 "불가능하다"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발언이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프랑스가 주도하는 '자강 안보'에 대부분 유럽 국가가 동의한다. 다만 미국을 배제할 수 있는 방위력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회의론도 부상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럽이) 미국 없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꿈이나 꾸시라"라며 "그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수 유럽 국가 사이에서 '자강 안보'가 널리 공감을 얻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프랑스가 이 주장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8일 자국 외교관 대상 연설에서 "종속을 거부한다"고 했다. 유럽이 공동 방위, 산업·기술 역량 확보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EU 국가들은 GDP의 5%까지 국방비를 늘리자 약속하기도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런 구상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는 "독자 노선을 가고 싶다면, 국방비 5%로는 도달할 수 없다"며 "자체 핵 전력 구축도 수십억 유로가 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프랑스 측이 여기에 즉각 반발했다. 27일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뤼터 총장님. 유럽인들은 안보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도 이를 인정한다"며 "이것이 나토라는 유럽의 기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국가 사이에서 독자적 안보 확보 움직임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토 확보 의사를 표하자, 프랑스 등 8개국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내 연합방위 능력을 점검했다.
스웨덴과 독일 등은 최근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프랑스와 핵우산 공유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를 통해 핵우산을 공유하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이다.
유럽이 미국 의존을 벗어나려 하지만 그 한계도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4일 나토가 운영 중인 현대전의 핵심 수단인 군사 위성과 ISR(드론, 신호감청, 데이터분석), 전자전, 장거리 타격 수단 등 대부분이 미국산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대체하려면 최소 2천260억 달러(약 323조 원)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은 자본과 기술, 정치적 의지 등은 갖고 있지만, 자체 전쟁 수행 능력 확보를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