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괴물 산불' 피해 지원 시행령 시행…"실질적 회복에 초점"

입력 2026-01-28 13: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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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남·울산 산불 피해자 지원 절차·기준 구체화
의료·생계부터 소상공인·농어민·산림 재건까지 포괄 지원

지난해 3월 3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에 있는 수령 680여 년을 자랑하던 광연 느티나무가 안동 산불에 소실 돼 줄기와 뿌리 일부만 남아 있다. 느티나무 주변에 있던 마을 주민들의 쉼터 정자도 산불 피해로 모두 부서졌다. 매일신문 DB
지난해 3월 3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에 있는 수령 680여 년을 자랑하던 광연 느티나무가 안동 산불에 소실 돼 줄기와 뿌리 일부만 남아 있다. 느티나무 주변에 있던 마을 주민들의 쉼터 정자도 산불 피해로 모두 부서졌다. 매일신문 DB

정부가 지난해 3월 경북 일대를 덮친 '괴물 산불' 피해 주민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법 시행령을 본격 시행한다. 기존 재난 복구 차원을 넘어 피해 구제와 지역 재건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28일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 2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10월 28일 시행된 특별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하위 법령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상 복구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피해 회복과 지역 경제 재건, 피해 주민 삶의 질 회복을 목표로 한다.

시행령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명확해졌다.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위해 위원회 산하에 자문단을 둘 수 있도록 했다. 피해 구제를 위한 신청 절차와 제출 서류도 구체화됐다. 피해 주민은 시행령 시행일로부터 1년간인 내년 1월 28일까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는 위원회 심의 안건에 직접 의견을 제출할 수 있어 피해자 참여 권한도 강화됐다.

생활 안정과 의료 지원도 확대된다. 산불로 인한 질병과 부상 치료비는 물론 요양·의료급여 본인부담금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의료보조기기 구입비와 간병비 지원도 가능하다. 생계가 곤란한 피해 주민에게는 최대 6개월간 긴급생계지원이 이뤄진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2031년까지 피해 가구에 우선 제공된다.

소상공인과 농어민을 위한 경제적 복구 지원도 담겼다.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파손된 사업장의 건축물과 장비 복구비, 폐기물 처리비를 지원한다. 농·임·어업 분야는 시설과 장비, 농기계뿐 아니라 작물 피해 복구와 수목 생육 저하 피해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됐다.

산림 재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례도 시행된다. 산림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되면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 공사·물품·용역 계약에서는 지역 기업을 우대하도록 했다. 피해 지역에는 인구와 재정 여건을 고려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의 5%까지 우선 배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산불 피해목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위험목 제거 사업의 절차와 보상 기준도 규정했다.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임시주거시설에 거주 중인 산불 피해 주민 지원도 병행한다. 임시주거시설의 누전 차단기와 화재 감지기 등 소방시설을 전수 점검하고, 한파에 대비해 배관 동파 예방 조치를 시행한다. 시설 하자와 전기·통신·설비 고장, 폐기물 방치 여부도 함께 점검한다. 심리 회복을 위한 상담과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의료기관 연계 지원도 이어간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시행령으로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다"며 "피해 주민이 일상 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 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설 연휴 기간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는 주민이 안전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